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 개막
5G가 바꿀 세상은…
[ 오형주/전범진 기자 ]
“5세대(5G) 이동통신은 인공지능(AI)·가상현실(VR)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뼈대 역할을 하는 통신 인프라 기술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5G를 놓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은 5G가 4차 산업혁명의 패권을 쥐는 데 쐐기를 박을 것임을 일찌감치 간파했기 때문입니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부사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5G의 중요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LTE보다 20배 빠른 전송 속도”
이 부사장은 “5G는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성이라는 ‘3초(超)’로 대표된다”고 정리했다. 5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기존 LTE보다 20배 빠르다. 15GB짜리 초고화질(UHD) 영화 1편을 내려받을 때 LTE는 2분이 걸리지만 5G는 5초가 소요된다.
5G의 반응 속도는 LTE 대비 10분의 1에 불과해 자율주행차와 같이 실시간 반응을 요구하는 서비스에 적합하다. 동시에 접속 가능한 기기 수도 LTE의 10배가 넘는다. 이 부사장은 “사람들은 커진 스마트폰 화면에 걸맞은 빠른 데이터 속도를 원하고 있다”며 “올해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폴더블(접는)폰’을 잇따라 내놓을 수 있었던 건 5G 시대가 곧 열린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T도 자체적으로 5G 시대에 맞는 디바이스 개발에 나섰다. 출시를 앞둔 목에 거는 넥밴드형 웨어러블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이 부사장은 “넥밴드 전면과 후면 모두에 카메라를 달아 유선 연결 없이도 360도 촬영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G는 산업현장 모습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현대중공업과 함께 여의도 면적의 2.4배(700만㎡)에 달하는 울산조선소에 5G 기술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부사장은 “조선소 근로자들이 360도 카메라가 달린 넥밴드를 착용하고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한 ‘AR 글래스’를 활용하면서 작업장의 생산성이 40%가량 향상됐다”고 강조했다.
192개 통신사가 5G 준비
5G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통신장비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에서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지만 5G 통신장비 분야에선 도전자 입장이다.
서기용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전무)은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10% 남짓”이라면서도 “반도체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팽창하는 글로벌 5G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서 전무는 “81개국 192개 통신사가 5G 사업계획을 내놨고 2022년까지 74곳이 5G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5G 뒷받침할 반도체 개발이 관건”
5G는 국내 반도체기업에 새로운 먹거리로 다가오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업체 아나패스의 이경호 대표는 “5G가 제공하는 빠른 반응속도를 디스플레이를 통해 그래픽으로 구현할 반도체를 개발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나온 디스플레이는 해상도가 낮아 사용자에게 생생한 현실감을 제대로 전달해주지 못한다”는 게 이 대표의 평가다. 그는 “사용자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UHD 기술이 필요하다”며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반도체 등 하드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5G 시대에는 얇은 두께와 저전력으로 높은 해상도와 빠른 응답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5G와 OLED 기술이 결합된다면 좁은 면적에 초고해상도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픽셀 크기를 줄일 수 있다”며 “폴더블·롤러블(돌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제품에 응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형주/전범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