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美·中·日 부동산株 투자
각국 인프라 확충·내수부양 수혜
국내 주식형펀드보다 성과 좋아
올 1300억…자금 꾸준히 유입
[ 송종현 기자 ]
세계 주요 국가의 리츠(부동산투자신탁)와 부동산 관련 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글로벌리츠펀드들이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리츠와 관련 주식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미국) △인프라 확충(일본) △내수경기 부양(중국) 등을 재료로 고공행진하는 데 따른 결과란 분석이다.
글로벌리츠펀드 수익률 12%
19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3개 글로벌리츠재간접펀드의 연초 이후 지난 18일까지 수익률은 12.10%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올 들어 1월 말까지 8.06%, 2월 말까지 10.31%의 수익을 내는 등 성과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각각 3개인 아시아·태평양리츠재간접과 일본리츠재간접도 9.75%와 8.48%의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다. 이들 3개 유형 해외리츠재간접펀드의 올해 성과는 748개 해외주식형펀드 평균(15.08%)보다 낮지만 899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7.31%)보다는 높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개별 펀드의 성적을 살펴보면 ‘미래에셋TIGERMSCIUS리츠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가 15.28%의 수익률로 1위에 올랐다.
자금도 활발하게 들어오고 있다. 글로벌, 아·태, 일본리츠재간접 3개 유형과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해외부동산기타(16개 펀드) 유형의 지난 18일 기준 설정액은 2조3055억원이다. 올 들어 1333억원(6.13%) 증가했다.
미·중·일 부동산 관련株도 선전
해외리츠펀드 수익률 상위권은 미국 지역 리츠 및 부동산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리츠펀드들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양호한 소비경기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미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 1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 전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인 0%보다 높았다. 자동차,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1.2% 늘어났다.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서기로 하면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관련 주식이 상승세를 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한화라살글로벌리츠부동산자 펀드가 많이 담고 있는 사이먼프로퍼티그룹(편입 비중 6.14%) 에쿼티프레지덴셜프로퍼티스트러스트(4.43%) 웰타워(3.55%) 등은 상업용 부동산을 개발·임대해 수익을 올리는 기업 주식이다. 이들 3개 종목은 연초부터 이달 18일(현지시간)까지 뉴욕증시에서 3~12% 상승했다.
아·태지역 리츠 및 부동산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리츠펀드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의 인프라 확충 수혜를 봤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 아·태지역 리츠펀드 중 가장 성과가 좋은 ‘하나UBS아시안리츠부동산’(11.30%)은 일본 미쓰비시에스테이트(7.85%)를 가장 많이 담고 있다. 이 종목은 올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15.89% 올랐다.
빠른 경기 둔화는 부담
해외리츠펀드들이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세계 주요국 경기가 빠르게 식는 것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가 식으면 이들 펀드가 편입한 리츠의 부동산 공실률이 늘어나면서 분배금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분배금을 노린 투자수요 위축으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리츠와 비슷한 구조의 국내외 부동산 투자 공모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0.35%와 0.86%에 머물고 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대표는 “미국은 오피스·주거용 부동산 수요가 두터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일본은 올림픽 수혜를 볼 수 있는 도쿄 주변 부동산 비중이 높은 리츠 및 관련 주식 투자 펀드가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