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1개사로 대만 이어 2위
글로벌 기업 기술 노하우 흡수
中부품사 '강력한 경쟁자' 부상
[ 김동욱 기자 ]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공개한 2018년도 협력업체 명단에 따르면 중국에 본사를 둔 부품업체는 모두 41개사로 전년 대비 5개 늘었다. 대만(46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미국(37개)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가격뿐만 아니라 기술력 측면에서도 중국 부품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일 “지난해 애플에 부품을 공급한 전 세계 198개사 중 홍콩을 포함해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41개사(20.7%)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서플라이체인(공급망)에 포함된 중국 기업은 전년 대비 5개나 늘었다. 자성소자를 만드는 중석과기 등이 새로 포함됐다.
애플에 납품하는 중국 부품업체는 2012년까지만 해도 채 20개가 되지 않았다. 2015년까지도 미국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지만 최근 4~5년 새 급격히 늘고 있다.
치우스팡 대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부품사들이 현지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등으로부터 기술 및 생산관리 노하우를 빠르게 흡수하면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에자와 고타 씨티그룹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기술 혁신이 정체되고 범용 제품화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만은 부품 공급사 수에서 1위 자리를 지키긴 했지만 전년 대비 5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기업이 갖고 있던 무선이어폰과 터치패널 부품 공급권이 각각 중국 럭스셰어정밀공업과 오필름테크로 넘어갔다.
애플 부품공급사 중 일본 기업은 무라타제작소 아사히글라스 TDK 등 모두 39개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개사가 줄어들었다. 다이이치정공(커넥터) 닛신제강(스테인리스판) 도요타합성(LED) 등이 탈락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를 비롯한 미국 기업도 전년 대비 1개사 줄어든 37개로 나타났다.
한국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서울반도체 삼성SDI LG이노텍 등 13개사가 애플 부품공급사로 이름을 올렸다. 국가별 순위로는 일본에 이은 5위로 납품회사 수가 전년 대비 3개사 늘었다.
애플은 매년 3월 부품 등을 납품하는 200개 안팎의 거래업체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800여 개 부품기업 공장 소재지도 보여준다. 애플 부품공급사는 기술력과 제품 신뢰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