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교보생명 빌딩에 잘못 그려진 태극기가?

입력 2019-03-19 14:35
수정 2019-03-19 14:38


(서정환 금융부 기자) “교보생명 빌딩에 걸린 태극기 잘못된거 아냐?”

한 지인이 이같은 문자와 함께 사진을 휴대폰으로 보내왔습니다. 태극 주변의 건곤감리 4괘 중 ‘감’과 ‘리’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얘기였습니다. 지인은 그러면서 “그림을 보아하니 초등학생 미술대회에서 입상한 거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틀린 태극기를 광화문 광장에 걸어 놓으면 어떻하냐”고 했습니다.

교보생명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광화문 사옥에 대형 태극기를 걸어놓고 있습니다. 3·1운동 정신을 기리면서 민족기업이라는 점도 부각시키기 위한 차원입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조부인 신예범 선생, 백부인 신용국 선생, 부친인 신용호 창업주가 모두 독립운동에 헌신했다고 교보생명은 전했습니다.

교보생명은 태극기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100년 전 태극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태극기는 독립운동가인 남상락 선생이 1919년 충남 당진 4·4 만세운동에서 사용한 자수 태극기라고 하는군요. 1949년 태극기 표준화 이전 만들어져 ‘감’과 ‘리’의 위치가 지금과는 다릅니다.

태극기의 4괘는 각각 하늘·땅·물·불을 상징합니다. 건은 왼쪽 윗부분에, 곤는 오른쪽 아랫부분에 위치해 무궁한 정신을 나타냅니다. 감은 오른쪽 윗부분에, 이는 왼쪽 아랫부분에 있어 광명의 정신을 상징한다는군요. 교보생명은 대형 태극기 밑에 ‘100년 전 그날의 염원을 민족기업 교보생명이 함께합니다’라는 문구도 걸어, 100년 전 태극기임을 보여주고 있다는데 막상 일반 국민은 헷갈리는 모양입니다.

결국 이번 일은 헤프닝으로 끝났습니다. 어쨌든 교보생명 빌딩에 걸린 태극기를 통해 100년전 태극기는 ‘감’과 ‘리’의 위치가 달랐으며 지금의 태극기는 정확히 어떤지 아는 계기가 됐길 바랍니다. (끝) /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