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성의 블로소득] '국내 1호 ICO' 보스코인, 재단-회사 결별설까지

입력 2019-03-18 10:28
하드포크 가능성도



국내 1호 가상화폐 공개(ICO) 프로젝트 보스코인이 재단(보스플랫폼재단)과 회사(블록체인OS)가 결별할 것이란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운영개발사인 블록체인OS는 보스플랫폼재단으로부터 자금 지원이 끊겨 투자자 대상 모금에 나섰다. 보스플랫폼재단이 하드포크(체인 분리)도 준비한다는 설도 나온다.

양측은 18일로 예고한 각각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재단과 회사가 서로의 문제점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 기자회견이다.

보스코인 재단과 회사는 그동안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해 말 열린 '보스콘 2018'에서도 투자자들 앞에서 격론을 벌였다. 회사는 재단이 보스코인 메인넷의 모든 권한을 내놓으라고 한다고 했고, 재단은 회사가 자금을 불투명하게 운용한다고 맞섰다.

재단이 권한을 갖고 회사는 단순 개발사인 경우가 기본 관계지만 보스코인의 경우는 약간 복잡하다. 보통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재단이 ICO 하고 개발을 위해 회사를 세운다. 이 경우 프로젝트에 대한 모든 권한은 재단이 갖고 회사는 하청 개발사에 그친다. 반면 보스코인은 회사가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회계처리를 위해 재단을 세운 경우로, 스위스 금융당국도 회사와 재단의 관계를 예외적으로 보는 측면이 있다.

재단 이사는 최예준(블록체인OS 대표), 김인환, 서지 코마로미 3인으로 구성됐다. 스위스 현행법상 재단 이사 중 한 명은 현지인이 포함돼야 한다. 현재 구도는 회사측 최예준 대표와 재단측 김인환·서지 이사 사이에 갈등이 벌어진 셈. 재단 이사는 선출직이 아니어서 별도 임기가 없다. 따라서 갈등이 일단락되기도 어렵다.


블록체인OS는 분기별로 보스코인 개발과 운영 자금을 재단에서 받아왔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재단측 자금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재단이 시스템 관리 권한을 요구하며 자금 집행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측은 투자자들에게 손을 벌렸다. 반면 재단은 블록체인OS가 비협조적인 데다 최 대표가 회사 지분 매입을 위해 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점도 문제 삼았다. 당시의 특수한 상황과 경영안정화 목적은 인정하지만 액수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갈등이 계속되면서 재단이 ERC-20 기반 토큰으로 보스코인 하드포크를 준비한다는 설도 제기된다. 하드포크가 실행되면 재단 자체적으로 새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배제된다. 보스코인 블록체인의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 피해도 우려된다.

양측은 18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하루 전 취소했다. 재단과 회사가 다시 한 번 타협에 나선 것으로 짐작된다.

블록체인의 주인은 네트워크 참여자다. 현 상황에서 보스코인 참여자는 투자자들이다. 재단과 회사의 갈등이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재단과 회사가) 계속 싸우겠다면 우리도 보스코인을 팔고 떠나겠다"던 투자자의 외침이 핵심 판단기준이 돼야 할 것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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