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읽기|'눈이 부시게' 남주혁, 여심을 뒤집어 놓으셨다

입력 2019-03-16 08:40

배우 남주혁이 '눈이 부신' 성장기를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의 연기 커리어는 이제 '눈이 부시게'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종영을 2회 앞둔 JTBC '눈이 부시게'에서 남주혁은 전에 없던 깊은 감정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내며 '모델'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된 것.

극 초반 남주혁은 겉으로 보기엔 훤칠한 외모와 강직한 성품을 가진 '엄친아' 기자지망생 준하를 연기했다. 준하는 집 나간 어머니와 알코올 중독 아버지를 두고 할머니 손에 자란 어두운 과거도 지녔다.

남주혁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참다못해 벽돌로 자신의 머리를 내리친 후 친부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는 설정도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주 방송에서 ‘눈이 부시게’는 혜자(김혜자 분)의 시간 이탈의 비밀이 드러나며 지금까지의 판을 뒤집는 반전이 나왔다. 뒤엉킨 시간에 갇힌 혜자가 사실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던 것.

“긴 꿈을 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르겠습니다. 젊은 내가 늙은 꿈을 꾸는 건지 늙은 내가 젊은 꿈을 꾼 건지”라는 혜자의 진짜 이야기가 밝혀졌다.

남주혁은 요양원에서 혜자를 담당한 의사 김상현으로 등장했다. 의료 용어를 쏟아낸 그는 앞서 선보인 기자 지망생·효자 홍보관의 준하와는 전혀 딴판인 모습이었다.

준하는 오간 데 없고, 익숙하지만 다른 새로운 캐릭터인 의사가 모두를 혼란스럽게 하는데 일조했다.


김혜자 캐릭터를 2인 1역으로 연기하는 선배 배우 김혜자와 한지민과의 호흡도 안정적이었다.

영화 '안시성' 등에서 불거진 연기력 논란을 씻어내는 데 계기가 됐다.

톱모델 출신 남주혁은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2014)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안방극장에 첫 발을 내밀었다.

이후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 '치즈인더트랩',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에 출연해 주조연급으로 대중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가 주연급으로 발돋움 한 것은 '역도요정 김복주'와 tvN '하백의 신부 2017'를 통해서였다. '하백'에서는 부자연스러운 연기로 도마위에 올라 뼈 아픈 질타도 받아야 했다.


영화 '안시성'을 통해 스크린 데뷔를 한 남주혁은 2018 청룡영화상 신인 남우상, 제10회 올해의 영화상 신인남우상을 거머쥐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다.

뿐만 아니라 남주혁은 tvN '커피프렌즈'에 일일 알바생으로 투입돼 과거 다양했던 아르바이트 경험을 살렸다. 그는 음료 제조, 주방 보조 등의 일을 빠르게 처리해내며 '알바 장인'이라 불리며 인간적인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남주혁은 과거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엔 스스로 갇힌 부분이 있었다면 '안시성' 이후로는 그 외의 변주가 있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시작하면서 하고싶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바로 '공감'"이라며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면 어떤 것이든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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