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충격 미미거래절벽은 장기화될 듯"

입력 2019-03-14 18:04
전문가 진단

보유세 부담에도 급매물 제한적
관망세 이어져 가격 급락 없을 듯
다주택자, 매도보단 증여 택할 것


[ 윤아영/구민기/이주현 기자 ]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높은 서울, 경기 과천과 성남 분당 등의 공시가격 9억원 이상 고가 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가장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보유세 부담보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큰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을 당장 팔기보다 시장 분위기를 살피는 관망세를 보여 ‘거래절벽’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전국 평균보다 높은 상승폭을 나타낸 서울(14.17%), 과천(23.41%), 성남 분당(17.84%), 광주광역시(9.77%) 등의 전용면적 85㎡ 초과,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고가 주택 소유자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번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강남 지역과 서울 강북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의 고가 주택을 겨냥한 핀셋대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가 주택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에 상관없이 다주택자의 타격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공시가격 상승폭이 큰 강남에서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서너 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보유세 타격을 받는다”며 “다주택자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다주택자는 보유세 부담보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더 큰 만큼 팔기보다 다른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 증여나 처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 1주택자는 부부 공동명의로 세 부담을 나누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고가 주택을 보유한 자산가들은 결국 내가 보유한 주택이 오른다는 학습효과가 있다”며 “양도세 부담도 있는 만큼 매도보다 부담부 증여를 택하는 다주택자가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도세 부담으로 시장에 일부 갭투자자 매물이 나올 수는 있지만 거래절벽이 해소되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제시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로 매매가격 조정, 거래량 급감 등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보유세 인상 부담이 더해지면 당분간 가격 하락과 평년 대비 거래량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 교수는 “전셋값 하락 때문에 버티기 어려운 갭 투자자의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지만 거래가 갑자기 활성화되거나 거래절벽 현상이 해소되는 수준까지는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다주택자는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라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어도 큰 영향은 없었을 것”이라며 “다주택자들은 조금 더 버티자는 관망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아영/구민기/이주현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