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고용 줄이겠다" 12.8%
경영악화·최저임금 인상 등 영향
[ 김보형 기자 ]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절반가량이 아직도 올 상반기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섯 곳 중 한 곳은 작년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채용계획이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 가운데 종업원 수 300명 이상인 곳을 대상으로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6개 가운데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한 기업이 46.0%에 달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을 하겠다는 기업은 27.0%였고, 지난해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7.1%에 그쳤다. 반면 작년보다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기업은 12.8%, 한 명도 뽑지 않겠다는 기업은 7.1%였다.
신규 채용 규모를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작년보다 줄인다는 기업들은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복수 응답)로 경영여건 악화(30.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해당 기업이 속한 업종의 실적 악화(22.7%),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20.5%), 이직 감소(14.8%),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신규 채용 여력 감소(4.5%) 순이었다.
상반기 신규 채용은 이공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이 예상한 신규 채용 직원 중 이공계 졸업생 비중은 57.5%로 조사됐다. 여성 비율은 27.1%, 외국 대학 졸업자 비율은 6.5%로 나타났다. 신입사원 평균 연봉은 3903만원으로 집계됐다. 구간별로는 3500만~4000만원이 34.1%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00만~3500만원(26.2%) △4000만~4500만원(24.6%) △4500만~5000만원(9.5%) △5000만~5500만원(3.2%) 순이었다.
올해 채용시장은 수시채용과 경력직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들은 올해 두드러지는 채용시장의 변화 트렌드(복수 응답)로 경력직 채용 증가(55.6%)와 대졸 신입 수시채용 비중 증가(50.8%)를 꼽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