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씽큐 89만7600원, 22일 출시
삼성 '갤S10'보다 15만원 저렴
전반적 스펙 높였지만 가격은 낮춰
'괜찮은' 성능의 '괜찮은' 가격대 지향
"현실 인정하는 모습 칭찬한다."
LG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G8 씽큐'의 출고가를 삼성전자 갤럭시S10보다 15만원 저렴하게 책정했다는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다. LG전자는 최근 G8 씽큐 가격을 89만7600원으로 확정했고 오는 22일 출시할 계획이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LG 'G 시리즈'가 80만원대에 출시된 건 처음이 아닌데 왜 이런 분위기가 형성됐을까. 2015년 출시된 G4의 출고가는 82만5000원, 이듬해인 2016년 나온 G5의 출고가는 83만6000원이었다. 스마트폰 가격이 100만원을 넘기 시작한 2017년에도 LG전자는 출고가 89만9800원(G6)을 지켰다. 지난해 출시된 G7 씽큐는 89만8600원에 출고되기도 했다. LG전자가 인정하는 '현실'이 80만원대 출고가가 아니라는 의미다.
LG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그동안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보다 통상 4~5만원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G8 씽큐는 갤럭시S 시리즈보다 15만원 저렴한 출고가를 책정했다. 전반적인 스펙을 업그레이드 했음에도 출고가는 오히려 낮춘 셈이다. 네티즌들이 지적하는 '현실'이 여기에 있다.
사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부활을 외치면서도 매번 한 끗 부족한 모습을 보여왔다. 89만9800원으로 출고된 G6는 한 세대 뒤쳐진 모바일 프로세서(AP·스냅드래곤 821)를 탑재했고, G7 씽큐는 경쟁작인 갤럭시S9에 탑재된 스테레오 스피커를 제외해 '반쪽 혁신'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LG 스마트폰은 꼭 나사 하나가 빠진 느낌'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G8 씽큐는 이런 '흠'을 찾을 수 없는 꽤 '괜찮은' 스마트폰이다. 어떤 스마트폰에도 없는 특출난 기능(정맥인증, 에어 모션)에도 '괜찮은' 가격을 유지하면서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LG 스마트폰 사업부가 정신을 차렸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이유다.
LG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G6 이후 품질에 대한 고객의 인식은 많이 개선됐지만 고객 관점에서 보면 LG폰의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제품 차별성이 미흡했던 점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토록 외쳐왔던 '고객 가치'의 방향을 G8 씽큐를 통해 새롭게 정립한 것이다.
G8 씽큐가 최고의 스마트폰은 아니다. 하지만 '괜찮은' 성능을 지닌 '괜찮은' 가격대의 스마트폰인 건 확실하다. 특출나진 않지만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그런 스마트폰이란 얘기다. 저렴하고 좋은 제품. LG 스마트폰의 새로운 지향점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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