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리하르트 바그너 '로엔그린' 3막 전주곡

입력 2019-03-12 17:43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 특유의 ‘음악극(Musikdrama)’ 형태가 처음 드러나는 ‘로엔그린’(1850)에는 두 개의 전주곡이 있다. 1막 전주곡은 예수의 피를 받았다는 ‘성배’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고 있다.

이와 대조적인 3막 전주곡은 결혼식 직전의 축제 현장을 폭발하듯 표현해낸다. 유명한 ‘결혼 행진곡’은 원래 3막 전주곡이 종료되지 않은 채 쉼 없이 연주된다. 3막 전주곡에서 가장 중요한 ‘환희의 동기’는 트롬본 합주로 연주되는데, 금관악기가 이보다 찬란하게 구현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오케스트라 앙코르곡으로도 인기가 높다.

그런데 첫 소절을 듣는 순간 바그너의 놀라운 관현악법에 압도되고 만다. 그 앞에 어떤 명곡이 연주됐더라도 그 감동을 잊어버리고 바그너의 마법에 넘어가고 만다는 것이 ‘옥에 티’일 정도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