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中 펀드…"글로벌 자금 수급 개선·무역분쟁 해소 기대"

입력 2019-03-12 17:19
올들어 20% 넘는 수익률
작년 손실 빠르게 만회하며
반전스토리 쓴 중국펀드


[ 최만수 기자 ] 작년 투자자들의 속을 새까맣게 태웠던 중국 펀드가 올해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올 들어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손실을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최근 주춤한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편입 확대 등 추가 상승 요인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증권사들 中 ‘비중확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66개 중국 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3월 8일 기준)은 22.84%다. 해외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작년 한해 중국 펀드 수익률이 -24.1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작년 손실을 대부분 만회한 셈이다.

올해 중국 증시 전망은 밝은 편이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얘기다. 신일평 라임자산운용 주식운용2팀장은 “연초 중국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졌지만 올해 내내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과 중국의 금리인상 속도 완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상하이종합지수가 크게 반등했던 2016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도 올해 중국 주식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놨다.

다만 펀드별로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상품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국투자 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수익률이 68.63%에 달한다. 반면 ‘에셋플러스 차이나리치투게더’ ‘NH-아문디 차이나포르테’ 등의 수익률은 14~15%대에 머물고 있다.

지수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를 빼놓고 보더라도 차이는 뚜렷하다. 선전 증시를 추종하는 ‘KODEX 심천Chinext(합성)’의 수익률은 39.01%에 달하지만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KODEX China H’ 수익률은 그 절반도 안 되는 15.69%에 그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상하이종합지수가 19.1% 올랐지만 같은 기간 홍콩 H지수는 10.2%만 오른 영향이다. 이문 안다자산운용 홍콩법인 매니저는 “강세장이지만 종목별로 수익률이 천차만별인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펀드에 가입하기 전에 어떤 시장 비중이 큰지, 어떤 종목을 담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TF 분산투자 전략 주목

중국 펀드의 변동성을 줄이려면 ETF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대형주를 추종하는 ETF에 절반, 중소형주를 추종하는 ETF에 나머지 절반을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편입 확대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본토 대형주 ETF부터 눈여겨봐야 한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국지수의 중국 A주 편입으로 올해 중국 증시에 1640억~3210억위안이 순유입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 들어 외국인이 1100억위안어치를 순매수했기 때문에 아직 추가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코스피200에 해당하는 중국의 대표 지수는 CSI300이다. 중국본토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300개 대형주로 구성됐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로는 ‘KODEX 중국본토CSI300’ ‘TIGER 차이나A300’ ‘KINDEX 중국본토CSI300’ 등이 있다. MSCI 신흥국지수 편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싶다면 시총 상위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KODEX 중국본토A50’,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KBSTAR 중국본토대형주CSI100’ 등을 주목할 만하다.

선전시장의 중소형주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를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체 투자금액의 30~50%를 배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관련 ETF로는 ‘KODEX 심천Chinext(합성)’가 대표적이다.

중국 펀드의 가장 큰 변수로는 이달 말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이 꼽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정상회담이 양국의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도 있지만 결렬 시 위기감이 다시 고조돼 중국 증시가 상승분을 반납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