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셔에 64년 1弗 투자했다면
2018년엔 1만1454弗 됐을 것
변동성 이기는 장기투자 '의미'
홍춘욱 <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
주식투자의 세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 중에 워런 버핏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가 경영하는 벅셔해서웨이는 1964년부터 2018년까지 18.9%의 연 환산 복리 수익률을 기록했다(단순 평균 수익률은 19.8%). 1964년에 1달러를 투자한 사람이 있다면, 그의 자산은 2018년 1만1454달러가 됐을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지수의 수익률은 연평균 6.5%였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수익률조차 그의 헤지펀드 시절 수익률에 비하면 꽤 낮은 편이라는 점이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궁금증이 제기된다. ‘워런 버핏 스타일’의 주식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을까? 버핏이 매년 벅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발표하는 ‘주주서한’을 집대성한 책 《워런 버핏 바이블》에서 그 비밀을 몇 가지 엿볼 수 있다. 그는 사업 구조를 이해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할 여력이 있고, 경영진이 유능하고 믿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수 가격이 합리적인 기업을 매수한다고 밝힌다. 반면, 고속으로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지만 이익은 거의 나오지 않는 기업을 최악의 기업으로 여겨 기피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난점이 있다. 어떤 기업이 우량기업인가? 버핏은 우량기업이란 ‘해자’(성 주위에 둘러 판 못)를 보유한 기업이라고 정의한다. 어떤 기업이 높은 수익을 내면 자본주의 역학에 따라 경쟁자들이 그 성을 끊임없이 공격하기 때문에, 탁월한 실적을 유지하려면 낮은 생산 원가나 강력한 세계적 브랜드 같은 진입장벽을 보유해야만 한다고 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겐 여전히 어려움이 남는다. 기업의 ‘해자’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이번 ‘대가들의 투자법 시리즈’ 덕분에 버핏의 전략을 모방하려는 투자자들의 어려움이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 최근 그가 투자한 식품기업 크래프트 하인즈의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에선 불세출의 투자자 버핏이 ‘이번에는 드디어 실패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다소 불온한(?) 정서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리즈의 첫 번째 순서로 버핏의 투자 철학과 한국의 ‘버핏형 종목’ 후보를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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