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인공혈관 국내 공급 중단한 美 고어사 직접 방문한다

입력 2019-03-10 13:45
보건당국이 국내에 인공혈관 공급을 중단한 미국 고어 본사를 직접 방문한다. 대체제가 없어 국내 소아 심장질환자 수술을 중단한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고 공급을 재개하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는 미국 고어 본사를 직접 방문해 한국 내 공급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미국 고어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2017년 10월부터 국내 시장에서 철수해 소아심장 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 등 치료재료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대학병원들은 그동안 국내에 남은 재고물량을 활용해 수술을 이어왔다.

하지만 재고물량마저 바닥나면서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소아 심장환자를 치료하는 폰탄 수술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 때문에 일부 소아 환자의 보호자들은 정부가 적극 개입해 공급을 재개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식약처 등 정부는 고어에서 판매하는 인공혈관 등은 희귀질환을 가진 심장기형 환아들의 수술에 꼭 필요하지만 공급되지 않아 수술이 연기되는 등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8일 고어에 "소아심장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과 수술용 실 공급을 재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고어 측은 지난 8일 "인공혈관은 국내 다른 회사 대체품이 있다는 이유로 공급이 불필요하다"고 회신했다.

하지만 고어 측의 설명과 달리 소아심장수술(폰탄수술)에 쓰이는 인공혈관은 국내에 고어 제품 외 대체품이 없다는 게 의료계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공혈관이 없어 심장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아와 부모의 아픔을 깊이 공감한다"며 "인공혈관 국내 공급을 위해 고어에서 제시하는 조건을 적극 수용해 인공혈관의 국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