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스타트업 캐스팅페어' 여는 함샤우트 김재희 공동대표
"블록체인 시장 왜곡 안타까워…발굴·투자·상장 원스톱으로"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에서 가야 할 길이에요. 이견이 별로 없을 겁니다. 관건은 ‘어떻게’죠. 블록체인이 꼭 필요한 분야에, 잘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나서고, 거기에 제대로 판단·투자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투자·육성업체) 겸 마케팅 전문가그룹 ㈜함샤우트의 김재희 공동대표(사진)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26일 ‘2019 벤처스타트업 캐스팅페어’를 개최하는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함샤우트가 한국M&A센터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순수하게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췄다. 유망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발굴해 투자 유치, 홍보 마케팅,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지원까지 원스톱 액셀러레이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이 왜곡된 게 문제다. 사업자와 투자자 양쪽에 문제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그러다보니 정부가 블록체인을 삐뚤게 바라보면서 시장이 피지도 못한 채 주저앉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짚었다.
기술혁신 측면에서 유사한 궤적을 보이는 인터넷 산업 초창기와 비교해 지금의 블록체인 분야가 지지부진한 이유로 진단했다.
“인터넷 산업 초창기 벤처 스타트업과는 자금조달에서 차이가 나요. 코스닥 시스템을 토대로 한 기술 붐과, 정부가 인가하지 않은 거래소 위주의 상장. 블록체인과 인터넷의 본질적 기술 차이라기보단 시장의 차이가 크죠. 그래서 건전한 프로젝트를 키워내는 생태계 조성이 급선무라 봅니다.”
대표적으로 벤처캐피털(VC) 사례를 들었다. VC 내에서 활동하는 컨설턴트 개인들은 블록체인에 관심이 높고 투자 의사도 있는 편이다. 하지만 주로 정부 자금으로 투자하는 탓에 블록체인·암호화폐에 대한 정부 스탠스가 명확하지 않은 현 상황에선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했다.
‘반전 계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팔을 걷었다. 그는 “저희가 보는 눈은 있으니 ‘블록체인 오디션’으로 원석을 캐스팅해 키워보겠다는 것이다. 좋은 선례가 나오면 향후 정부 태도 변화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러한 자신감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2016년 샤우트웨거너에드스트롬과 함앤파트너스가 합병해 탄생한 함샤우트는 임직원 100명 이상, 총 20년 내외 업력을 갖고 있다. 그간 적지 않은 정보기술(IT) 업체 홍보 마케팅을 맡아온 덕분에 자연히 블록체인 분야에 천착하게 됐다는 귀띔. 액셀러레이팅에도 뛰어들어 ‘1호 고객’ 알파콘을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파콘은 원래 다이어트 용품이 주력인 의료제조업체였는데 포텐셜에 한계가 있더군요. 저희가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고 블록체인을 얹어 메인넷까지 출시했습니다. 회사 모델 자체를 바꾼 케이스죠. 함샤우트가 주요 홍보 마케팅 에이전시 중 블록체인을 가장 깊게 들여다본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벤처스타트업 캐스팅페어는 공동 주최사인 한국M&A센터가 투자사를, 함샤우트는 실력은 있으되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매칭하고 거래소까지 한 자리에 모으는 행사로 기획했다.
14일까지 프로젝트들의 신청을 받아 실제 솔루션이 있는지, 블록체인을 적용할 만한 기술적 정당성이 있는지, 알고리즘이 어떤 형태로 구성됐는지 등 몇몇 기준으로 걸러내 본 행사 참여 기회를 줄 예정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게 비전, 개발 현황, 솔루션의 강점과 차별성 등을 발표하게 할 것이다. 거래소 입장에서도 투자해볼 만한 프로젝트란 판단이 들면 별도 수수료 없이 상장하는 등 함께 키워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력과 의도, 즉 블록체인의 혁신성과 생태계 비전을 갖춘 곳인지 아니면 단순히 자금이 필요한 곳인지를 엄선해 캐스팅하겠다는 얘기다.
“가령 코인이라면 일반 소비자들이 쓸 수 있는 코인이어야죠. 단지 거래소에서 거래가 많이 일어난다고 해서 코인 가격이 오르는 건 사실 왜곡된 현상이거든요. ‘균형’과 ‘종합적 판단’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투자처와 투자자를 찾는 양쪽이 건강하게 만날 수 있으니까요.”
이어 김 대표는 “올 하반기부터는 실질적으로 개발을 완료해 선보이는 블록체인 솔루션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며 “스마트한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만큼 이에 발맞춰 민간에선 자정, 제도권에서는 수용 노력을 통해 토대를 차근차근 쌓아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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