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가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고지도자를 신비화하는 데 주력해온 기존 북한 선전·선동 방식의 변화를 시사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6∼7일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수령은 인민과 동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인민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하는 인민의 영도자"라며 이같이 강조했다고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수령에게 인간적으로, 동지적으로 매혹될 때 절대적인 충실성이 우러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신년사에서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고 말하는 등 앞서 김 위원장이 보여준 특유의 솔직한 화법과도 맞물리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은 또 "현 시기 우리 당 사상사업에서 중요한 과업의 하나는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다그치는데 선전·선동의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라면서 "오늘 우리 당에 있어서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 임무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나라의 대외적 환경과 대외경제 활동이 개선된다고 하여도 자립적 발전능력이 강해야 인민 경제의 주체성을 견지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먼 장래의 일이 아니라 당면하고도 절박한 문제이며 또한 우리나라의 항구적인 경제발전전략"이라고 역설했다.
올해가 북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4년 차에 해당하는 만큼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이도록 선전·선동 활동을 벌일 것을 촉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어수선해진 민심을 다잡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2차 당 초급선전일꾼대회는 18년 만에 개최된 것으로,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열리는 것이다. 당 초급선전 일꾼이란 각 기관, 단체, 공장, 기업, 협동농장 등에서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상교양·선전선동 사업을 하는 간부들을 통칭한다. 이들은 노동당이 추진하는 정책과 방향성을 말단에서 주민들에게 설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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