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의 반란] 아큐브에 도전한 '수지렌즈' 클라렌의 눈부신 약진

입력 2019-03-09 07:00
수정 2019-07-03 13:46
뷰티렌즈 '클라렌' 인터로조 2012년부터 매출 증가
기술력 바탕으로 원가절감...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유럽·중국 등 전 세계 54개국에 클라렌 수출




국내 뷰티 렌즈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인터로조의 '클라렌'이 1위 브랜드 존슨앤존슨의 '아큐브'를 쫓으며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내 콘택트렌즈 기업 중에서는 매출 1위 업체로 전문가들은 시장을 개척한 노하우가 인터로조의 자산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9일 외국계 리서치회사 GFK 코리아에 따르면 2018년도 뷰티렌즈 시장 규모는 약 2250억원이다. 아큐브가 31%의 점유율과 700억원의 매출로 업계 1위다. 인터로조는 18%의 점유율에 매출액 415억으로 뒤를 이었으며 바슈롬이 10%의 점유율에 매출액은 240억원을 기록해 3파전을 형성하고 있다.

매출로 살펴보면 인터로조의 최근 수년간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인터로조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각각 301억원, 401억원, 45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각각 596억원, 742억원, 803억원의 매출액을 보이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익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9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7년 245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87억원에서 196억원으로 뛰어 올랐다.

비록 지난해에는 총 매출액 79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올해 들어 신제품을 선보이며 제품 차별화를 꾀해 아큐브를 넘어서기 위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는 평가다.

▲ '클라렌'보다 유명한 이름 '수지렌즈'



당초 뷰티 렌즈시장 후발주자였던 클라렌은 아큐브의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아큐브가 원데이렌즈 '디파인'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렌즈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가수 수지가 클라렌의 전속 모델로 나서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급속도로 높아졌고 이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시장 특성상 기능성에 초점을 맞춤 마케팅이 대다수였다고 입을 모은다. 한 광고마케팅 전문가는 "후발주자들이 브랜드 이름을 알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스타 마케팅"이라며 "클라렌은 오히려 '수지렌즈'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정도로 수지를 이용한 광고는 큰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 기술력 바탕으로 원가절감 효과



마케팅보다 중요한 성장 요인은 인터로조 설립 이후 10여 년간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콘택트렌즈 제조를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인터로조 관계자는 "디자인은 물론 금형제작과 사출, 생산설비 기술 측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다"며 "원료배합을 통한 친수성 렌즈 제조에 있어서는 세계 트렌드를 선도할만한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인터로조는 콘택트렌즈 제조 공법 중 가장 까다롭다는 몰드캐스팅공법을 설립시부터 도입해 표준화를 통한 대량생산과 성형의 안정성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덕분에 아큐브 제품보다 만 원 남짓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 확보에 성공했다.

클라렌 제품을 애용하고 있다는 경기도 수원의 백민숙(38)씨는 "'수지렌즈'라는 이름이 유명해서 자연스럽게 접했는데,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했다"며 "눈에 사용하는 제품이라 비싼 게 좋을 것 같지만 가성비가 뛰어나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해외 시장 진출 '속도 UP'


해외도 클라렌을 주목하고 있다. 인터로조는 현재 유럽·일본 등 전 세계 54개국에 클라렌을 수출하고 있다. 내수판매 비중보다 해외 수출비중이 웃돌 정도로 점차 해외시장에서의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2017년에는 전체 매출액 중 수출 비중이 55.5%였고 내수 비중은 44.5%였다. 지난해에는 해외 시장 비율이 63%로 늘었고 국내 시장은 35%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유럽·중동 수출이 안정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중국·일본 수출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로조는 지난해 9월 이후 주가가 30% 가량 떨어졌다. 2017년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주주들의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는 인터로조에 대해 "2018년 모든 악재가 해소되고 2019년 국내 부문 정상화 및 일본과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 성장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로조의 기술력을 존슨앤존슨 비전케어를 비롯해 알콘, 쿠퍼 비전, 바슈롬 등 렌즈업계 글로벌 메이저 4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일한 국내 기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터로조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력교정이 콘택트 렌즈의 주 목적이었다면 최근 렌즈 착용 연령이 낮아지면서 미용 컬러렌즈에 대한 선호가 높다"며 "앞으로도 뷰티 쪽 시장 점유율 증대를 위해 신규 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영상=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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