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부정적 여론 우세
국민청원엔 '폐지' 주장 다수
셧다운제 등 게임규제 주도
부작용만 부풀려 산업 전체 매도
"사실 말이 상생이고 협력이지. 산업 측면에서 여가부는 발목 붙잡고 늘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솔직히 존재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에 대한 게임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 게임물관리위원회 등이 여가부와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유독 여가부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가부 관련 국민청원 400여 개가 올라와 있는데 대부분이 비판의 내용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여가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용도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여가부가 오히려 청소년을 역차별하고 있다는 지적부터 여가부가 젠더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까지 다양하다. 청소년의 심야시간(00시~06시) 인터넷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제'에 대한 비판도 상당수다.
2011년 도입한 셧다운제는 여가부가 추진한 대표적인 게임 규제다. 문체부와 게임업계는 셧다운제의 실효성을 들어 셧다운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지만 여가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청소년을 게임의 부정적인 영향(과몰입·중독 등에서)에서 보호하기 위해서는 셧다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셧다운제는 현재 온라인 게임에만 적용된다. 하지만 여가부는 이를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에도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가부는 셧다운제의 모바일(콘솔) 게임 확대 적용 여부를 오는 5월 결정할 계획이다.
여가부는 이달부터 게임 방송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성평등 사회 기반 마련을 위해 모니터링 대상을 게임과 인터넷 개인방송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여가부는 '아동과 청소년에게 성차별 요소가 있는지' 확인해 문제가 발견되면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여가부를 바라보는 게임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게임업계는 '게임산업의 부정적인 모습에만 주목하는 것'이 여가부의 가장 큰 문제라 지적한다. 게임이 국내 콘텐츠 수출을 견인하고 국민의 여가시간을 채워준다는 사실은 외면한 채 일부 부작용을 부풀려 게임산업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여가부는 게임을 배척해야할 사회악으로 보는 것 같다' '여가부가 게임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게임에 대한 여가부의 시각이 편향된 느낌'이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게임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넥슨의 해외 매각에 대해 여가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넥슨이 해외에 매각되면 여가부가 생각하는 게임의 부정적인 영향은 상당수 사라질 수 있다. 다만 그렇다고 정부부처가 국내 기업의 해외 매각을 공개적으로 지지할 수도 없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여가부의 평소 태도를 감안하면 넥슨의 해외 매각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대놓고 찬성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론이 해외 매각 반대로 형성되니 조용히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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