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 vs 비호감ㅣ '우상' 천우희, '한공주'와 확실히 달랐다

입력 2019-03-07 19:05
수정 2019-03-07 19:57


'우상' 천우희의 연기 변신에 관심이 집중된다.

영화 '우상'이 7일 서울시 용산구 아이파크몰CGV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2014년 개봉한 영화 '한공주'로 이수진 감독과 호흡을 맞춘바 있던 천우희는 '우상'에서는 생존을 위해 섬뜩할 만큼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는 최련화를 연기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천우희는 '우상' 출연에 대해 "'한공주'를 했던 이수진 감독님의 작품이기에 무조건 출연하고 싶었다"며 "'한공주'와 다른 어떤 캐릭터를 만들어 주실지 기대가 컸다"고 밝혔다.

천우희는 2013년 '한공주'에 출연하며 이듬해까지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이후 '손님', '뷰티인사이드', '해어화', '곡성' 등의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믿고보는 여배우 자리를 굳혔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인생 최악의 순간을 맞게 된 남자와 누구보다 소중했던 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잃게 된 남자, 그리고 사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천우희는 남편의 뺑소니 사고 이후 자취를 감춘 최련화 역으로 발탁됐다. 연기처럼 사라져버렸지만 사건의 키를 쥔 중요한 캐릭터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천우희는 최련화에 대해 "다른 인물들과 달리 우상을 가질 수 조차 없는 캐릭터"라며 "련화는 일반적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권리조차 갖춰지지 않은 인물이다. 생존이 가장 중요했던 캐릭터 같다"고 소개했다.

이어 "련화는 평범한 것들을 갖고 싶었던 거 같다"며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여성이지만 그래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지 않았나 싶다"고 평가했다.

최련화는 가족도 없이 겨우 목숨을 유지하며 살아온 조선족이라는 설정이다. 때문에 천우희는 '우상'에서 특유의 사투리와 중국어까지 선보여야 했다. '한공주'에서 성폭행 피해자였던 한공주 역을 맡았던 천우희는 '우상'에서는 또다른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며 극의 중심을 잡는다.

천우희는 "한공주와는 분명 다른 캐릭터였다"며 "무섭고 살벌한데, 이전까지 강하고 센 역할을 많이 해서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사투리, 중국어, 외형적인 변화까지 련화라는 인물을 6개월 동안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

무엇보다 련화가 극 속에서도 베일에 쌓여 있는 것처럼 현실에서도 비밀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천우희는 "외부적으로 차단되고, 비밀처럼 꼭꼭 숨겨져 있길 바랐다"며 "스스로 그걸 원한 부분도 있지만, 쉽진 않았다"고 말했다.

천우희의 열연에 이수진 감독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수진 감독은 "촬영을 시작하기 전 사투리를 가장 잘하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고, 현장에서도 사투리 선생님을 통해 계속 주문이 이뤄졌다"며 "중국어 연기도 어려웠을 텐데, 실제로 중국어를 쓰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또 "사투리 자체를 알아듣기 힘들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뉘앙스만으로도 감정이 전달됐다"며 "'우상'은 끊임없이 사유해야 하는 영화인데, 그런 감정을 지속적으로 전달해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편 '우상'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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