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장 생산량 반토막 위기
[ 도병욱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가 신차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을지 판가름 나는 ‘운명의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르노그룹은 르노삼성 노사가 8일까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닛산 로그의 후속물량을 배정하기 어렵다고 경고한 상태다.
르노삼성 노사는 7일 19차 임단협 협상을 했지만 최종 합의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을 올려달라고 요구했고, 사측은 신차 배정을 앞둔 상황이어서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보상금과 격려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다. 회사는 이날 일시금 100만원을 추가로 주고 인력 충원 및 설비투자를 하겠다는 추가 제시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노사가 8일 막판 합의에 실패하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생산량은 반토막 날 가능성이 높다. 부산공장은 지난해 차량 21만5680대를 생산했다. 이 중 절반이 로그(10만7251대)로, 회사 전체 생산량의 49.7%에 달했다. 르노삼성은 2014년부터 일본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를 수탁 생산하고 있다. 수탁 계약은 오는 9월 끝난다.
르노그룹의 제조와 공급을 총괄하는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지난달 부산공장을 방문해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비용은 이미 르노그룹 내 공장 중 최고 수준”이라며 “이 비용이 더 늘면 르노삼성은 생산물량 배정 과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부산공장에 대한 르노그룹 내부의 시선이 갈수록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신차를 배정하지 않겠다는 경고가 단순한 경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