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를 위해 특별사법경찰을 활용하기로 했다.
7일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금융감독원 직원을 특사경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법무부, 금감원과 이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짓고 국회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금감원과 논의하고 있다"며 "좀 더 확정되면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 직원은 금융위원장 추천과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서울남부지검장) 지명 후 특사경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사경으로 지명되면 검사 지휘하에 통신사실 조회, 압수수색, 출국금지, 신문 등의 강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증시 불공정거래에 대한 과징금 제도의 신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불공정거래는 형벌만 부과할 수 있어 증권선물위원회가 불공정거래를 적발해도 검찰에 고발·통보하는 수밖에 없다. 금융위는 일정 규모 이하 불공정거래는 과징금 부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올빼미 공시' 등 불리한 정보를 지연 공시하는 상장기업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그동안은 긴 연휴 전날이나 연말 증시 폐장 때처럼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낮은 시기에 상장사들이 불리한 내용을 슬그머니 공시하고 넘어가는 '올빼미 공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금융위는 이런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고 공시를 다시 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또 대량보유 공시제도(5% 룰)와 관련, 기관투자가의 부담을 완화하고 이사보수 공시도 확대해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5% 룰은 상장기업 지분을 5% 이상 가진 투자자가 지분 변동이 있을 때 5일 이내에 보유목적과 변동사항 등을 공시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금융위는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경우 5%룰 적용 때 약식보고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주주총회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법무부 등과 논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주주들이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주총 이전 사업보고서 제공, 주총 소집 통지일(현재 주총 2주 전) 연장, 주총 분산개최 의무화 등을 담은 상법·자본시장법 개정 방안을 법무부와 협의 중이다.
금융위는 올해 회계개혁의 정착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시행에 따라 오는 10월부터는 매년 약 220곳의 감사인을 지정할 예정이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기업이 감사인을 6년간 자유 선임한 뒤 3년간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정을 받는 것이다.
이밖에 부동산 그림자금융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기로 했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전통적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부동산펀드·신탁·유동화 증권 등의 기타 부동산금융을 뜻하는 것으로, 은행 등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