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경찰 적발 정보 자동 공유
[ 이정선 기자 ] 국세청과 경찰이 조사·수사 과정에서 적발한 업·다운계약 등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정보를 자동으로 국토교통부도 공유하도록 해 행정처분 틈새를 막는 방안이 추진된다. 기관 간 정보망을 공유하지 않아 발생하는 구멍을 차단해 부동산 관련 불법 행위에 대한 법적 행정처분이 유야무야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6일 국세청과 경찰 등이 조사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부동산 거래 관련 불법·부정행위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기관 간 정보망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국세청이 탈세 조사를 하거나 경찰이 부동산 사범 수사를 해도 국토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 내용을 통지해주지 않으면 국토부가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일례로 양도소득세 탈세가 발생했을 때 업·다운계약 등 실거래 신고 의무 위반(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이뤄졌을 개연성이 매우 높지만 국세청이 이를 국토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알리지 않으면 이에 대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불법행위 정보를 자동 공유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작년 9월 발의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 개정안에는 경찰과 국세청 등이 파악한 부동산 관련 정보를 국토부에 공유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른바 ‘자전거래’ 금지 등 ‘9·13 부동산 대책’에서 제시된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 방지 대책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분양이나 매매→계약→신고→등기 등 부동산 거래 단계별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들여다보는 정보망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토부는 이와 같은 정보망 구축을 위해 최근 외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는 4월께 연구용역 기관과 계약을 맺고 올해 가을까지는 시스템 개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흩어진 정보를 잘 모으면 시스템으로 부동산 관련 불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