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조기진단 제품은 올 중반기 서비스를 시작하고, 미국 법인을 설립해 현지 상용화를 위한 임상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사진)는 6일 서울 여의도에서 코스닥 이전상장과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지노믹트리는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한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을 3등급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았다. 90%의 민감도로 대장암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조기진단을 표방하고 있지만, 허가 제품을 가지고 있는 곳은 드물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한 진단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이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아니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이 선천적인 유전자 돌연변이 등을 찾는 것이라면, 지노믹트리는 암 발생 후 나타나는 후천적인 변화를 감지한다. 이를 위해 바이오마커의 발굴에서 분석기술까지 개발해 갖추고 있다. 관련 특허로 진입장벽도 만들어놨다.
안 대표는 "기존 암 진단 시장은 확진된 1% 환자에게 맞는 약을 찾고, 예후를 살피기 위한 것"이라며 "조기진단은 증상이 없는 99%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어 "지노믹트리는 미국 이그잭트사이언스를 벤치마크해 성장 스토리를 써나가겠다"고 했다.
이그잭트사이언스는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 '콜로가드'를 가진 기업이다. 2014년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판매허가를 받아 콜로가드를 출시했고, 지난해 콜로가드로 4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나스닥 상장사로 시가총액은 약 12조원에 달한다.
안 대표는 "4500억원의 매출에도 시총 12조원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조기진단 제품의 가치가 높다는 의미"라며 "지노믹트리도 코스닥 상장으로 조기진단 제품 '얼리텍'을 통한 성장을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노믹트리 대장암 조기진단 제품의 성능은 콜로가드와 비슷하다.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이그잭트사이언스는 다른 회사들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콜로가드를 개발한 만큼 많은 기술료를 지불하고 있다. 지노믹트리는 모든 기술이 자체 개발이라 더 낮은 가격으로 출시가 가능하다. 미국 진출 시 650달러 수준인 콜로가드보다 크게 낮은 350달러 출시를 계획 중이다.
후속으로는 방광암과 폐암 조기진단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방광암의 경우 연내 국내 허가승인을 기대 중이다.
안 대표는 "올해까지 FDA 임상시험 승인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기술과 판권에 대한 기술수출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라며 "아시아와 유럽은 내년까지 임상시험을 준비해 합작사 설립 또는 기술수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노믹트리는 이번 이전상장을 통해 680억~1000억원을 조달한다. 공모 희망가는 1만7000~2만5000원이다. 오는 18~19일 청약을 진행해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키움증권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