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어려운 업황 속 영민한 경영전략으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계약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CM)채널을 축소하고, 독립법인대리점(GA)과 텔레마케팅(TM) 채널을 늘려 보장성보험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보장성보험 시장 점유율은 물론 수익도 빠르게 늘고 있다.
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온라인(CM)채널 원수보험료는 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를 포함한 국내 손보사 10곳의 전체 CM채널 원수보험료는 2조82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손보사들은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CM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CM 채널로 이뤄지는 계약의 대부분이 자동차보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손보사 빅4가 자동차보험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가집계 기준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삼성화재가 29.4%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DB손보(19.9%)와 현대해상(19.1%)이 2, 3위를 다투고 있고 KB손보는 12.9%로 4위다. 빅4 업체가 시장의 81.3%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 점유율 5위인 한화손보(5.1%)와 6위인 메리츠화재(4.0%)는 상위 업체들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레드오션인 자동차보험 대신 보장성보험으로 성장 노선을 변경했다.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보험료 할인, 광고 영업 등을 축소해 CM채널 비중을 줄였다.
대신 보장성보험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전속 설계사 비중을 늘리고, 독립법인대리점 채널을 적극 활용했다. 전속 텔레마케팅 채널 조직도 대폭 확대해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장성보험은 사망·상해·입원 등 생명과 관련한 보험사고가 났을 때 피보험자에게 약속된 보험금을 주는 상품이다. 특히 사람의 생명과 건강 등을 보장하는 장기 보장성 인보험은 가장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덕분에 메리츠화재의 장기 보장성 인보험시장 점유율은 2017년 14.9%에서 지난해 19.1%로 크게 늘었다. 인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1226억원으로 삼성화재(1348억원)를 바짝 뒤쫓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상위 4개사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점유율을 뺏어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장성보험은 향후에 이익이 가장 많이 나는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