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있으면 TV 뉴스 안봐도 불편함 없다" … 유튜브도 미디어

입력 2019-03-06 13:33


‘미디어’라고 하면 ‘TV’와 ‘인터넷’을 떠올리기 쉽지만 지금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마트폰’과 ‘유튜브’가 미디어라는 인식도 매우 뚜렷해 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스마트폰을 보유한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행태’ 및 ‘뉴스 소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특징이 두드러졌다.

우선 요즘 사람들은 ‘미디어’라고 하면 주로 TV(60.5%, 중복응답)와 인터넷(52%)을 먼저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미디어는 TV방송이라는 인식이 공고하던 과거에 비해 인터넷 플랫폼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방송(43.7%)과 유튜브(31.7%), 스마트폰(30.9%), 언론사(27.4%)를 미디어라고 인식하는 대중들도 많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유튜브’와 ‘스마트폰’의 존재감으로, 달라진 미디어 환경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가 유튜브(20대 40.4%, 30대 27.2%, 40대 32.4%, 50대 26.8%)와 스마트폰(20대 40.4%, 30대 28.8%, 40대 24.8%, 50대 29.6%)을 미디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모습이었다. 이미 20대에게는 유튜브(40.4%)와 스마트폰(40.4%)이 TV(51.2%)와 인터넷(49.6%)만큼이나 영향력 있는 미디어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이용하는 미디어 기기는 단연 스마트폰(93.9%, 중복응답)이었다. 2013년 조사에 비해서도 스마트폰을 미디어 채널로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13년 81.9%→19년 93.9%)이 훨씬 많아졌는데, 그만큼 스마트폰이 현대인들의 생활 필수품이라는 사실을 실감케 한다. 물론 TV(13년 77.3%→19년 78.2%)와 PC(13년 80.4%→19년 76.9%)의 사용빈도도 여전히 높았으나, 스마트폰으로 보다 많은 정보와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50대의 경우에만 TV(86%)와 스마트폰(89.6%)의 이용빈도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예전에 비해 책/서적(13년 14.5%→19년 4.9%)과 신문(13년 10.2%→19년 3.5%)을 자주 이용한다는 응답은 더욱 줄어들어, ‘활자매체’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라디오(13년 11.1%→19년 10.8%)의 영향력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소비자 10명 중 6명(58.1%)은 스마트폰이 있으면 다른 매체가 없어도 불편함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를 통해 2013년 조사(13년 43.9%→19년 58.1%)에 비해 스마트폰의 존재감이 훨씬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이 TV와 라디오, 신문 등 기존 ‘올드미디어’는 물론 PC의 역할까지도 수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인식도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미디어 콘텐츠로는 ‘뉴스’를 꼽을 수 있는데, 2명 중 1명(50.9%)이 대부분의 뉴스를 스마트폰을 통해 보거나, 듣는다고 응답할 정도였다. TV와 신문이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것이 이제는 가장 일반적인 뉴스 소비방식인 것으로, 역시 예전보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습관(13년 36.4%→19년 50.9%)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으로 보거나 듣는 뉴스가 가장 빠르다는 생각(62.6%)도 확연했다.

10명 중 8명은 “미디어에 노출되는 뉴스를 무턱대고 믿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너무 많은 뉴스와 정보가 무분별하게 전파되면서, ‘믿을 수 있는’ 뉴스를 접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3.2%)은 유명 방송사보다는 ‘신뢰하는 사람’이 생산하는 뉴스를 더 신뢰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최근 ‘팟캐스트’나 ‘유튜브’를 통해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전달하는 깊이 있는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반면 소위 ‘주류 언론’에 대한 불신은 상당히 깊어 보였다. 현재 우리나라 주류 언론에서 나오는 뉴스가 신뢰할만하고(13.5%), 공정하다(8.1%)는 인식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또한 주류 언론이 국민의 입장을 대변하고(9.5%), 다수의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20.1%)는 생각도 드물었다. 그에 비해 10명 중 6명(59.1%)은 주류 언론이 주로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인식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점(13년 53.9%→19년 59.1%)에서 깊은 우려를 가지게 된다. 특히 30~40대에서 주류 언론들이 대기업의 입장만을 고려한다는 생각(20대 48%, 30대 61.6%, 40대 67.2%, 50대 59.6%)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주류 언론이 주로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인식(13년 53.4%→19년 41.8%)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