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오 "故 장자연 사건 증언, 일상 생활 불가능…캐스팅 불이익도"

입력 2019-03-05 10:18
수정 2019-03-05 10:20

배우 윤지오가 故(고) 장자연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

5일 오전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故 장자연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동료 윤지오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윤지오는 최초로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증언을 한 이후로 일상 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사도 수차례 했다. 경찰 조사 자체도 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찰 조사가 늦은 시간에 이뤄졌던 것을 떠올리며 "제일 이른 시간이라고 해도 밤 10시 이후였다. 모든 조사가 자정 이후 새벽에 이뤄졌다. 당시는 참고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김어준은 "참고인을 새벽에 불러 조사하는 걸 처음 들어봤다"며 의아해했고, 윤지오는 "혼자 한국에서 생활했고, 갓 스무살의 어린 나이에 그런 공간에 가는 게 처음이라 원래 그 시간대에 진행되는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윤지오는 캐스팅에서 제외되는 불이익을 체감하기도 했다고. 그는 "당시에는 어린 나이여서 제외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몇 년 후에 감독님에게 직접적으로 '사건 증언을 한 걸로 알아서 캐스팅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윤지오는 장자연 사건 10년 만에 실명을 밝히고, 책까지 출간할 결심을 하며 해당 사건을 알리기로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그는 "계속 국내에서 거주를 했다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캐나다에서 거주 중인데 캐나다는 피해자나 가해자의 이름과 얼굴이 다 공개된다"면서 "피해자가 숨어서 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존중받는 것을 보면서 한국도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오히려 가해자들이 떳떳하게 사는 걸 보면서 억울하다는 심정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故 장자연은 지난 2009년 3월, 연예기획사 및 유력 언론사 관계자, 정재계 인사 등으로부터 성상납을 강요받고 폭력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히 해당 유서에는 이와 관련된 실명 리스트가 포함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윤지오는 장자연의 성추행 장면을 직접 목격한 인물로 당시 검찰과 경찰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사건 이후 그는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캐나다에서 거주해왔으나, 장자연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사건을 세상에 알리고자 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실명 인터뷰에 응했다.

뿐만 아니라 윤지오는 최근 '13번째 증언'이라는 책을 출간하며 수사 과정과 장자연 사건에 대한 의혹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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