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표 '속전속결' 당직인사
사무총장에 한선교·전략기획부총장에 추경호
여의도硏 원장엔 김세연 내정
[ 박종필 기자 ]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체제’가 들어선 지 5일 만에 핵심 주요당직 인선을 마쳤다. 당대표 취임 후 통상 2주 정도 걸리던 것을 감안하면 황 대표가 리더십 세우기 차원에서 속전속결로 인사를 단행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한국당은 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사무총장에 한선교 의원을, 전략기획부총장에 추경호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사무총장과 부총장 자리는 중앙당의 인사와 재정권을 가질 뿐 아니라 향후 구성될 내년도 총선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당연직 인사로 포함돼 ‘요직 중의 요직’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황 대표가 계파갈등을 의식해 ‘탕평’을 강조한 듯 보이지만, 공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는 친박(친박근혜)계이거나 핵심 측근을 전면 배치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달 28일 전격 내정된 한 의원은 ‘원조 친박’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친박계 중진으로 꼽힌다. 추 의원은 황 대표가 지난 정부에서 국무총리로 재임할 당시 국무조정실장으로 근무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에는 재선의 이헌승 의원이 임명됐다. 김무성 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정치에 입문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07년 대선후보 경선을 치를 때 수행실장을 맡아 친박계로 분류된다.
대변인에는 민경욱, 전희경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민 의원은 황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며 인연을 맺었다. 중앙연수원장에는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초선의 정종섭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에는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이명수 의원이 임명됐다.
비박(비박근혜)계·복당파 의원들도 당직을 받았다.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는 김세연 의원이 내정됐지만 이사회 의결 절차가 필요해 이날 인선 발표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탕평 차원에서 비박계도 상당수 당직을 받았지만 총선 공천 과정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이번 인사를 통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주류로 활동했던 복당파·비박계가 밀려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