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장악 실패하자
삼부토건 측과 합의
[ 김동현 기자 ] 원자력 방사선 계측기 제조사인 우진이 지난해부터 인수를 추진했던 삼부토건 관련 경영권 분쟁을 끝내기로 했다. 삼부토건 주요 주주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원자력발전 폐로 사업 등에서 삼부토건과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우진은 28일 “삼부토건과의 경영권 분쟁을 끝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우진은 삼부토건의 주요 주주(지분율 5.81%)인 우진인베스트사모투자(우진인베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우진 관계자는 “(삼부토건) 인수를 위한 펀드와 계약 구조가 복잡해 이를 두고 삼부토건과 여러 오해가 있었다”며 “토목·건축사업 분야에서 발전적인 프로젝트를 제안해 삼부토건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원자력발전 폐로 사업이다. 우진은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따라 방사능 제염과 원자력 폐로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토목 분야 강자인 삼부토건이 폐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우진 측 계산이다.
지난해 5월 우진은 우진인베스트를 통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작년 11월 임시 주주총회에 우진이 아닌 기존 경영진이 내세운 이사들이 선임되면서 삼부토건 이사회 장악에 실패했다. 이후 삼부토건은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삼부토건 및 이전 최대주주인 디에스티로봇과 갈등을 빚어왔지만, 최근 주주들의 피해를 고려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는 우진의 삼부토건 경영권 포기가 예고됐던 일로 분석했다. 지난 14일 삼부토건은 최대주주가 우진인베스트 외 5인에서 디에스티로봇(지분율 11.62%)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특수관계자 5인 중 이앤씨그로쓰사모투자 등 2인이 특수관계자에서 이탈해 자연스레 2대 주주였던 디에스티로봇이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우진 관계자는 “이앤씨그로쓰와 공동 목적이던 삼부토건의 경영권 확보를 하지 못해 목표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