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선언' 불발까지…트럼프 "합의문 서명 '좋은 생각' 아냐"

입력 2019-02-28 16:37
수정 2019-02-28 16:47


'하노이 핵담판'이 결렬됐다.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제 2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 단독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과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제재완화'와 관련된 것이 회담의 결렬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통해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보냈지만,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는 분명했지만, 북한 측이 원하는 수준의 제재완화를 취할 준비가 아직 안됐다"며 "비핵화를 해줘야 제재완화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향후 다시 만날 것을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회담장에선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였다"며 "김 위원장도 핵·미사일 실험을 그만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해 일부 회담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을 경제적으로 도와줄 의향이 있다"면서도 "이에 앞서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 해줘야 북한을 향한 제재완화를 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미국 백악관 등에 따르면 당초 현지 시간으로 오전 11시55분과 오후 2시께 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었다. 게다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오전 단독 정상회담 및 확대 회담 자리에서 비핵화, 연락사무소 등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나오면서 예정대로 '하노이 선언'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12시40분께 정상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 인근에서 갑자기 도로통제가 이뤄지는 등 정상이 곧 떠날 듯한 동향이 보이면서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오후 4시에서 2시로 당겨졌고, 공동 서명식 개최가 불확실하다는 취지의 백악관 대표 취재기자의 메시지가 전달, 프레스센터에 있던 내외신 취재진이 충격에 빠졌다.

백악관은 결국 오후 1시40분께 북미가 아무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올해 초부터 진행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주요 일지.

▲2019년 1월 1일 = 김 위원장, 신년사로 "미국 대통령과 언제든 또다시 마주 앉을 용의" 언급.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으로 화답.
▲2019년 1월 2일 =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에게서 친서 받아"
▲2019년 1월 7일 = 김 위원장 10일까지 4차 방중.
▲2019년 1월 13일 = 폼페이오 장관, 2차 북미정상회담 관련 "세부사항 도출하고 있다"
▲2019년 1월 15일 =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보냈다고 CNN 보도
▲2019년 1월 17일 = 김영철 부위원장,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회담 위해 워싱턴DC방문
▲2019년 1월 18일 = 김영철,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회담 이어 트럼프 대통령 면담. 이후 백악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2월 말에 열릴 것이라고 발표.
▲2019년 1월 31일 = 미국 측 실무대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 스탠퍼드대학 강연.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당시 미국의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전체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 밝혔다는 내용 소개. 또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終戰)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공개하고 비핵화 초기 조치로서 요구해온 '포괄적 핵신고'의 시점을 일정 시점 이후로 늦출 가능성을 시사.
▲2019년 2월 3∼4일 = 비건 대표, 3일 방한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 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면담.
▲2019년 2월 6일 = 트럼프 대통령, 새해 국정연설서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북미 2차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발표.
▲2019년 2월 6∼8일 = 비건 대표, 평양 방문해 북측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 착수.
▲2019년 2월 9일 = 비건 대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 예방해 2박 3일간의 방북 협의와 관련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북한과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도 실무협상 결과 공유.
▲2019년 2월 9일 =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다며 개최 장소 밝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력 아래 대단한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 드러내.
▲2019년 2월 12∼14일 =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 북한 방문헤 김정은 위원장 방문 형식과 일정 등 조율
▲2019년 2월 15일 = 트럼프 대통령 의전 실무자인 대니얼 월시 미국 백악관 부비서실장, 하노이 도착해 숙소 및 경호 준비 상황 등 확인
▲2019년 2월 16일 =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서두를 것은 없다"며 속도조절론 거듭 설파.
▲2019년 2월 16일 = 김 위원장 의전 총괄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숙소와 경호 준비 상황 등 확인.
▲2019년 2월 17일 =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단지 (핵·미사일)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며 비핵화 목표치를 낮추는 듯한 뉘앙스 내비쳐.
▲2019년 2월 20일 =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과 35분 통화하며 북미정상회담 사전조율. 문 대통령은 "남북경협,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2019년 2월 21일 = 트럼프 대통령, 기자들에게 "이번이 행여 마지막 회담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추가 회담 가능성 시사
▲2019년 2월 20∼25일 =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비특별대표와 비건 대표,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 돌입.
▲2019년 2월 23일 = 김정은 위원장, 북미정상회담 위해 베트남 향해 전용열차 타고 평양에서 출발.
▲2019년 2월 25일 = 트럼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타고 워싱턴에서 하노이 향해 출발.
▲2019년 2월 26일 =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연달아 하노이 도착.
▲2019년 2월 27일 =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 시작.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일대일 회담 후 친교만찬.
▲2019년 2월 28일 =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북미정상회담 둘째 날 시작. 단독정상회담 후 확대정상회담 돌입. 애초 확대정상회담 종료 후 업무오찬, 합의문 서명식이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확대정상회담이 예정보다 1시간 30분가량 길어진 끝에 업무오찬과 서명식 돌연 취소.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회담 결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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