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제795차 로또 1등 당첨자 끝내 안 나타났다' 미수령 17억 원 어디로

입력 2019-02-28 16:11
수정 2019-03-07 15:44


제795회차 1등 당첨금 17억1497만7000원이 끝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복권수탁사업자 ㈜동행복권(대표 조형섭)은 지난해 2월 24일에 추첨한 제 795회차 1등 미수령 당첨금의 지급기한이 지난 25일로 종료됐다고 밝혔다.

해당 회차 1, 2등 복권 당첨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언론 보도 후 2등 당첨자는 마감기한을 얼마 남기지 않고 5000여 만원을 수령해 갔다.

하지만 인천 연수구 선학동에 위치한 복권판매점에서 로또를 구입한 17억원 행운의 주인공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로또복권 당첨금의 소멸 시효는 지급개시일로부터 1년이 되는 시점으로 지급기한이 만료된 당첨금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라 전액 복권기금으로 귀속된다.

로또복권, 연금복권, 즉석복권, 전자복권 판매액의 약 42% 또한 이 복권기금으로 쓰여지게 된다.

동행복권 건전마케팅팀 김정은 팀장은 "복권기금은 문화재 보호 사업,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안정 지원사업, 장애인, 유공자, 청소년을 위한 복지사업 등 다양한 공익사업에 쓰이게 된다"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복권기금이 지원된 ‘아동복지시설 아동 치료·재활지원 사업’을 통해 총 4128명의 어린이들이 수혜를 받았다. 우리가 한장 한장 일주일의 희망으로 산 복권이, 어른들로부터 받은 상처로 인해 자칫 사회 사각지대로 내몰릴 수 있었던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선사한 것.

부모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던 6살 김인호(가명)군은 보호시설에 입소했다. 늘 불안해하고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등 대인관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한국아동복지협회가 심리 검사와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지원하며, ‘아동복지시설 아동 치료·재활지원 사업’에 참여시킨 결과 서서히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게 변했다.



5살 최서진(가명)양 또한 부모의 이혼 후 양육권을 가진 어머니의 신체적, 정서적 학대로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졌다.

친구와 어울리지 못했던 최양은 아동복지시설을 통해 미술, 체육 등 집단 치료 프로그램과 인지행동치료, 연극프로그램, 문화 체험활동 등을 하면서 비로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최근 아동학대 문제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상처받은 어린이들의 심리와 행동을 치료하고 재활을 돕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2017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총 신고 접수 건수는 3만4169건으로 2016년 대비 약 15% 증가했으며, 아동학대 사례 건수 역시 2만2369건으로 약 20% 증가했다.

한국아동복지협회가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실시하고 있는 ‘아동복지시설 아동 치료·재활지원 사업’은 심리 및 행동 등 어려움이 있는 시설 아동을 대상으로 맞춤형 치료와 재활 프로그램 및 통합사례관리 등을 제공한다. 아동 복지의 전인적 질 향상을 위해 아동의 원가족, 실무자 역량 강화 사업도 함께 전개해 양육 시설 및 공동생활 가정 아동의 장기적 지원을 위한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아동복지협회 신정찬 회장은 “치료 및 재활 서비스가 필요한 아동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설에 입소하는 아동들이 대부분 학대 등 상처를 가지고 있어 시설 및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심리 · 정서적 지지와 맞춤형 치료가 필요한데 복권기금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