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전문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 이름을 돌연 ‘일론 터스크(Tusk·코끼리 상아)’로 바꿨다. 최근 자신의 트위터 게시물을 문제삼고 있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28일 머스크 CEO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 이름을 코끼리 상아를 의미하는 ‘일론 터스크’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 계정 이름을 바꿈과 동시에 코끼리 사진을 태그하기도 했다.
머스크와 테슬라 측은 관련 질의에 답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머스크 CEO가 트위터 계정 이름을 바꾼 것이 며칠 전 미국 SEC와 분쟁 논란이 보도된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자신이 얼마 전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문제삼고 있는 SEC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희화화하는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SEC는 머스크가 지난 19일 트위터에 게재한 “2011년 테슬라는 0대의 차를 생산했지만 2019년엔 50만대를 생산할 것이다”는 내용의 글이 지난해 테슬라가 SEC와 체결한 합의문을 위반한 것이라며 지난 25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 시정 명령 탄원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체결된 합의문에 따르면 머스크는 회사 업무과 관련된 일은 소셜네트워크에 게시하기 전에 SEC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맨해튼 법원에서 아직 구체적 처벌 조치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나 머스크 CEO는 물론 테슬라의 회사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측은 문제가 되는 트윗을 올린 4시간 뒤 머스크가 “매주 1만대로 계산했을 때 연간 생산률이 50만대라는 의미이며 올해 예상 배송량은 여전히 40만대”라는 정정 내용을 트윗을 게시한 점을 들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SEC의 탄원서에 대해 테슬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머스크는 트위터에 “SEC가 35만~50만이라고 적혀 있는 테슬라 실적보고서를 읽는 걸 잊어 버렸다”며 “아주 창피한 일”이라는 글을 올리며 응수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