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국소설 부문서 인기 행진
박민정 등 4편 '겨울'에 실려
[ 은정진 기자 ]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 세 번째 단행본 시리즈 《소설 보다-겨울 2018》이 출판가에서 조용히 인기를 끌고 있다. 문지문학상은 문학과지성사가 주최하는 상이다.
이 책은 2월 넷째주 예스24 한국소설부문 12위, 교보문고 한국소설부문 20위를 기록하는 등 장편소설 베스트셀러 사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단일 작가가 쓴 소설들이 순위권을 장악한 가운데 젊은 작가들이 쓴 단편소설작 모음집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소설 보다》에 실리는 작품은 문학과지성사에서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이란 이름으로 선정한 문지문학상 후보작들이 대상이다. 이들 가운데 선정작을 수상작품집으로 엮어오다 지난해 8월부터 계절별로 묶어 1년에 4권씩 단행본 시리즈로 출간하고 있다.
《소설 보다-봄·여름 2018》에는 《82년생 김지영》으로 유명한 조남주 작가가, 《소설 보다-가을 2018》에는 장편소설 《쇼코의 미소》로 알려진 최은영 작가가 선정돼 관심을 모았다.
《소설 보다-겨울 2018》엔 박민정 작가가 쓴 ‘나의 사촌 리사’와 백수린 작가 ‘시간의 궤적’, 서이제 작가 ‘미신’, 정용준 작가의 ‘사라지는 것들’ 등 단편소설 4편을 실었다. 문학과지성사 측은 “계절 리듬에 따라 한국 작가들의 젊고 개성 넘치는 단편소설을 빠르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소설마다 작품 해설 대신 문지문학상 선정위원들과 저자가 벌인 인터뷰를 실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독자가 소설 속 의미를 찾는 데 더 친절하게 답하고 있는 것이다.
김신식 문학평론가가 백 작가에게 “‘시간의 궤적’이란 작품을 쓰면서 가장 신경 쓰인 감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백 작가는 “어떤 하나의 감정보다 긴 시간 동안 변화하는 감정의 윤곽을 그려보고 싶었고, 그런 자유로운 움직임을 마치 하나의 곡선을 그리듯 따라가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용준 작가는 “서정성이 줄어들고 담담하면서 견고한 소설세계가 등장해 마치 청년의 소설에서 장년의 소설로 이행해간 듯하다”는 김형중 문학평론가 질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쓰고 싶은 소설이 많이 변했고, 이번 작품은 그런 인식 속에서 처음으로 쓴 소설”이라고 답한다.
여기에 가로 세로 크기를 각각 115㎜와 195㎜인 문고본 판형으로 제작하고 가격도 일반 소설의 4분의 1에 불과한 3500원으로 내놓은 점 역시 독자들의 선택을 받는 힘으로 꼽힌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