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김혜자→한지민 컴백…남주혁 "내 여자친구가 되어 줘"

입력 2019-02-26 09:27

스물다섯 영혼을 가진 김혜자의 70대 적응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드라마하우스) 5회는 전국 기준 5.8%, 수도권 기준 7.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다시 갈아치우며 폭발적 반응을 이어갔다.

이는 JTBC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49 타깃 시청률에서도 3.7%를 기록, 월요일 방송된 프로그램 가운데 전 채널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혜자(김혜자 분)의 노인 홍보관 적응기가 다이내믹하게 펼쳐졌다. 스물다섯에는 느끼지 못했던 70대 혜자의 매일은 늘 새롭고 짜릿했다. 김희선이라는 새 이름으로 홍보관에 입성한 혜자(김혜자 분)는 준하(남주혁 분)의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기자를 꿈꾸던 준하가 노인들에게 약을 팔고 있었던 것. 준하가 홍보관의 비리를 파헤치려 잠입 취재를 한다고 생각한 혜자는 한 편이 되어주기로 결심하지만, 혜자의 질문을 쏙쏙 피해 가는 준하는 낯설었다.

혜자의 눈에 홍보관은 하나부터 열까지 의심스러웠다. 차력쇼부터 노래교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혼을 쏙 빼놓더니 칼슘제까지 팔았다. 무조건 들이대는 직진남 우현(우현 분)부터 샤넬 가방을 들고 다니며 까칠하고 도도하게 텃세를 부리는 샤넬 할머니(정영숙 분)까지 혜자의 홍보관 적응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알면 알수록 준하의 낯선 얼굴은 충격을 남겼다. 미국에 사는 아들에게 보내달라는 샤넬 할머니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는 척했던 준하는 실상 약과 돈을 부친 적이 없었다.

“약 파는 거랑 죄질이 다르다”는 혜자의 실망에도 “그 할머니는 아드님 생각에 행복하고 난 돈 벌어서 좋은 것 아니냐. 앞으로 할머니나 이런 곳에 오지 말라”고 선을 긋는 준하는 냉정했다.

혼자 술을 마시는 준하 앞에 앉은 혜자는 “보고 싶대. 혜자가”라고 간접적으로 마음을 전하지만, “독일에 있는 혜자한테 전해주세요.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라고 인연을 잘라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혜자와 준하의 엇갈린 시간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외로움과 아픔을 나눴던 혜자와 준하였지만, 갑자기 늙어버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오해는 쌓여만 갔다. 늘 만났던 장소에 함께 있지만 그곳에는 스물다섯 혜자도, 빛나던 시간 속의 준하도 없었다. 변한 것은 잃어버린 시간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혜자도 달라지고 있었다.

늙어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몸, 그런 혜자에게 친구들의 말들은 상처였다. “너희들한텐 당연한 거겠지만 잘 보고 잘 걷고 잘 숨 쉬는 거 우리한텐 그게 당연한 게 아니야. 되게 감사한 거야”라는 혜자의 말은 가슴 먹먹하게 심장을 울렸다.

혜자의 70대 적응기는 여전히 계속됐다. 독한 파마약 때문에 상처투성이인 엄마의 손을 보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결심한 혜자. 특기인 좋은 목소리를 살려 찾아간 콜센터는 전화 상담업무를 빙자한 보이스피싱 단체였다. 하지만 혜자의 목소리의 힘은 대단했다. 면접용 계란을 산 혜자는 “그래, 이 계란이야” 멘트 한 방으로 계란 장수(최무성 분)에게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다.

혜자의 유쾌한 일상에 찾아든 ‘연기神’들의 시너지는 활력을 불어넣었다. 능청스러운 직진남으로 깨알 웃음을 선사한 우현, 내공이 느껴지는 연기로 혜자와 묘한 긴장감을 형성한 정영숙의 연기는 명불허전이었다.

혜자의 홍보관 생활을 예측불허로 이끌 ‘노(老)벤저스’의 활약에 기대가 쏠린다. 독보적인 코믹 연기를 선보인 보이스피싱 사장 역의 임창정, 디테일 다른 계란 장수 최무성, 어리바리 차력사로 변신한 김병만 등 특별출연한 배우들의 빈틈없는 시너지는 큰 웃음을 선사했다.


예고편에서 70대의 김혜자는 25세의 김혜자로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담겨있다. 김혜자는 준하를 만나 "꼭 기자가 된다고 약속해줘. 이유는 묻지 말고"라고 부탁했다. 준하는 김혜자에 "그럼 내 여자친구가 되어 줘. 이유는 묻지 말고"라며 핑크빛 분위기를 풍겼다. 하지만 말미에는 준하를 부르는 할머니에게 뛰어가는 다급한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극의 전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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