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 '낭낭하게' 신조어 만든 '맘충'의 창시자?

입력 2019-02-26 09:06
수정 2019-02-26 13:50


듣기 다소 껄끄러운 '맘충'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쓰이게 됐을까.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맘충이라는 단어의 '거의' 시초"라는 설명과 함께 2014년 화제가 됐던 '재X맘'의 배달앱 후기가 재조명됐다.

이 후기는 2014년 6월 14일 한 배달 앱 리뷰란에 올라온 글로 '재X맘'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회원의 리뷰가 캡쳐돼서 돌아다니면서 '낭낭하게'란 말이 인터넷 유행어가 된 사연이다.

'재X맘'은 중국집에 짜장면 두 그릇을 주문하고 군만두를 서비스로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배달은 짜장면 두 그릇만 도착했고 "군만두가 안와서 섭섭하다"는 리뷰를 달았다.

짜장면 또한 아이 몇 입 주려고 '낭낭하게' 달라고 요청했지만 평소와 다름 없는 양이라 실망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리뷰가 인터넷에 퍼지게 됐고, 특히 글 중에 쓰인 '낭낭하게'라는 정체불명의 표현이 주목을 받았다. '낭낭하게'는 문맥상 '넉넉하게'라는 뜻으로 해석됐지만 당시 사전에는 없는 말이었다.

당시 "그까짓 서비스 하나 챙겨주는게 그리 어렵냐?", "원가도 얼마 안하지 않느냐. 애기 키우느라 힘는데 마음이 확 상했다"라고 표현해 대다수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이후 '맘충'이라는 표현이 유행하는 등 자기 아이만 신경 쓰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일부 무개념 엄마들에 대한 비난 여론과 맞물리면서 널리 퍼져나갔고 '낭낭하게'는 당당히 오픈사전에 뜻이 실리게 됐다.

'맘충'의 유래 또한 확실치는 않지만 대략 2014년 부터 혐오감을 주는 엄마들의 사례가 널리 퍼지며 통용되게 됐다. 본래 '맘'이라는 칭호는 단순히 아이 엄마들이 자신을 칭하는 말이었지만, 일부 무개념 주부들이 저지르는 온갖 막장 행태에 분노한 네티즌들이 '충(蟲)'을 붙여 이들에 대한 혐오감을 담아 부르기 시작했다. 대다수 올바르게 살아가는 주부들에게까지 마구잡이로 써서는 안 되는 호칭이라는 비판도 활발하게 개진되고 있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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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