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에서 굿샷, 알고보니 뒤땅?…머릿속에 '가상의 동전' 그리세요"

입력 2019-02-25 18:29
정현우 프로에게 배우는 스크린골프 실전샷
(5) '매트 위 착시효과' 극복하기

임팩트때 손의 감각 집중하면 正打와 뒤땅 차이 알 수 있어


[ 조희찬 기자 ]
세계랭킹 1위 태국의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은 지난주 자신의 조국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LPGA타일랜드 1라운드 14번홀에서 굴욕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파4, 422야드 길이의 이 홀에서 쭈타누깐은 3번 우드를 들었는데 뒤땅을 심하게 친 것. 평소 우드로 300야드를 날리던 것과 달리 공은 20여 야드를 힘없이 구르더니 티잉 에어리어 바로 앞에 멈춰섰다. 쭈타누깐은 결국 이 홀을 보기로 마쳐야 했다.

쭈타누깐처럼 프로들도 종종 하는 실수가 ‘뒤땅 샷’이다. 정확한 임팩트는 클럽이 공을 때린 뒤 잔디에 닿아야 한다. 뒤땅이란 임팩트 순간에 공을 맞히지 못하고 공 뒤의 땅을 치는 샷을 일컫는다. 주로 공 뒷부분을 노리다 보니 뒤땅을 치게 되고 클럽 헤드가 지면부터 닿으면서 힘이 분산돼 원래 거리보다 짧게 공이 날아가게 된다. 스윙 스피드가 완전히 감소한 뒤 공을 때려 비거리가 급격히 줄어든다.

스크린골프에서 구분하기 힘든 뒤땅

뒤땅 샷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온다. 알게 모르게 스크린골프에서도 뒤땅 샷이 자주 발생한다. 스크린골프 타석에 있는 매트 바닥이 고무로 만들어져 있고, 탄성 덕분에 뒤땅을 쳐도 큰 거리 손실이 없어 자신의 실수를 인지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오늘 이상하게 거리가 많이 나가는데?”라고 의문스러워하며 기계를 의심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있다. 그럴 경우 평소 뒤땅을 치다가 모처럼 정타를 쳐 제대로 된 샷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스크린골프에서 연이은 ‘굿샷’ 기계음이 나와도 이를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된다. 많은 골퍼들이 금요일에 기분 좋게 스크린골프를 치고 토요일에 필드에서 고개를 숙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의 감각에 집중하면 정타와 뒤땅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조금이라도 둔탁한 느낌이 들거나 공에 무게가 느껴지면 어김없이 뒤땅이다. 소위 말하는 ‘손맛’과 함께 공의 무게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때가 제대로 때린 샷이다.

가상의 마크 공 주변에 그려야

정현우 프로는 뒤땅 샷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상의 동전’을 머릿속에 그리라고 조언했다. 가상의 동전은 두 개가 필요하다. 하나는 공 약 10㎝ 뒤, 또 하나는 공 윗부분에 놓는 것이다. 공 뒤의 동전은 클럽이 뒤땅부터 치는 것을 방지한다. 백스윙 후 공 위에 자리한 동전의 위치를 응시하면서 행여나 나올 헤드업 동작까지 막아준다.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확실한 효과를 주는 것이 가상의 동전을 그리는 방법이에요. 처음엔 실제로 동전이나 마커 같은 것을 놓고 연습해도 좋습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가 ‘매트 위 착시효과’ 때문에 필드에서 애를 먹죠. 공 10㎝ 뒤에 동전이 있다고 상상하고 스윙하면 처음엔 어색하지만 클럽이 확실히 공부터 닿는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처음에는 동전을 피하려다 보니 되레 토핑 샷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또 하나의 동전이 위에 있다고 상상하고 그 지점을 피니시 때 끝까지 응시하면 헤드업까지 방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