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올해 수익률 1위로
올 들어 평균 수익률 15%대
지난해 손실 빠르게 회복 중
[ 마지혜 기자 ] 미·중 무역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에 올 들어 급등한 중국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휴전 연장’을 선언하면서 더욱 힘을 받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5일 5.6% 상승한 2961.28에 마감했다. 올 들어 이날까지 상승률은 18.74%에 달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 급등에도 추가 상승 동력이 남아 있다고 전망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신흥국지수에서 중국 본토주식(A주)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할지 여부를 이번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 증시에 외국 자본 660억달러 상당이 유입될 수 있는 ‘방아쇠’다. 다음달 초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이벤트 ‘양회(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될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수익률 ‘으뜸’ 中 펀드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중국 펀드 166개는 올 들어 평균 15.44%(지난 22일 기준)의 수익을 냈다.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미국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작년엔 23.79%의 손실을 냈지만 올 들어 빠르게 만회하고 있다.
중국 CSI300지수 등락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TIGER 차이나A레버리지’는 연초 이후 38.49%의 수익률을 올렸다. CSI300은 상하이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중국 펀드 중 설정액이 5000여억원으로 가장 큰 ‘KB 중국본토A주펀드’ 투자자도 15.56%(A클래스 기준)의 수익을 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지세(증권거래세) 폐지 등 자본시장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생기고 화웨이의 신제품 품질이 좋다는 평가도 나오면서 증권주와 디스플레이, 반도체 관련주 등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잠깐 숨 고르고 반등”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되다가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론 해외 자금 유입 가능성이 호재로 거론된다. MSCI는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하는 중국 A주 종목 비중을 시가총액 기준 5%에서 20%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9월 발표했다. MSCI는 이 계획의 시행 여부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MSCI 신흥국지수 내 중국A주 비중은 지난해 9월 0.7%에서 올해 8월 2.8%까지 확대된다.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도 높다. 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각각 다음달 3일과 5일에 열린다. 경기 안정화, 대외 개방 확대, 첨단산업 육성 등의 키워드가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자금 수급과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로 다음달 초까지는 상승장이 이어지겠으나 호재가 어느 정도 소화되고 나면 차익 실현을 위한 매물이 나와 일시적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이사도 “5~10%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나 세계 경기 둔화 우려를 높이는 지표가 나오는 등 부정적 이슈가 발생할 때는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1년 이상 길게 내다본다면 투자 매력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김 이사는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높다”며 “내수 시장 성장과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수혜를 받을 기업들에 투자하는 중국 펀드에 돈을 넣으면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을 감안해 적립식으로 꾸준히 분산 투자하거나 증시가 조정받아 가격 매력이 높아졌을 때 더 투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최 연구원은 “2분기 중국 경기가 나아지는지,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이 나쁘지 않게 나오는지 등을 확인한 뒤 중국에도 일부 자산을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상당수는 중국 경기가 이르면 2분기 중 바닥을 다지고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