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공장 공개한 화웨이…생산라인 30%가 품질 검증用

입력 2019-02-25 17:30
수정 2019-03-26 00:30
노경목 특파원의 선전 리포트

조립 모두 끝난 후에 7~8명이 정상작동 확인
마지막 1명은 종합 시연


[ 노경목 기자 ]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스마트폰 생산공장을 보여주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화웨이는 한국 기업 이상으로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습니다.”

25일 방문한 중국 둥관 화웨이 스마트폰 공장에서 안내를 맡은 화웨이 직원이 꺼낸 얘기다. 실제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생산라인을 공개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화웨이의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공개한 생산라인에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스마트폰 ‘P20’을 생산하고 있었다. 생산라인 맨 앞에 붙어 있는 ‘달성률 109.68%, 불량률 99.02%, 불량수 2개’의 수치가 이목을 끌었다. 지난 한 시간 동안 목표 생산량을 109% 초과 달성해 그중 1%에 불량이 있었다는 의미다.

인쇄회로기판(PCB) 단계에서 출발해 각종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피커 등이 차례로 장착되는 공정은 대략 100여 가지로, 전체 생산라인의 길이는 120m 정도였다. 주요 생산 단계마다 설치된 장비에 써 있는 ‘HUMEP’라는 영어 알파벳이 눈길을 끌었다. “품질 검증을 위한 장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화웨이 자회사”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고객에게 문제가 있는 제품이 전해질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불량을 확인할 수 있는 정밀한 검증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생산된 제품에 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었다. 생산이 모두 마무리된 뒤에도 직원 7~8명이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등 스마트폰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120m의 생산라인 중 품질을 검증하는 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 안팎에 달했다.

마지막 단계에는 투명한 플라스틱 상자 안에 앉아 있는 직원 한 명이 보였다. 카메라부터 디스플레이, 통화 품질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으로 한번씩 시연해 보는 역할을 한다. 가격뿐 아니라 품질에서도 고객을 만족시키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결과다.

생산라인 하나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17명.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에 비해 여전히 2배 이상 많다. 하지만 5년 전 80여 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고 한다.

화웨이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4년 1분기 7.8%에서 지난해 25.8%로 상승했다. 생산 과정을 효율화했는데도 일자리를 잃은 직원은 없었다. 오히려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직원들의 임금은 더 높아졌다. 한 관리자급 직원은 “소니의 스마트폰 공장에서 일하다 이직했다”며 “판매량이 줄어든 외국 스마트폰 공장에서 일자리를 잃으면 화웨이로 와 일할 기회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