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내부 단속 나선 김정은 위원장

입력 2019-02-22 10:23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되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대일 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현지시간)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정상회담의 정확한 형식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조만간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22일 방송된 아리랑TV 'A Road To Peace'에 출연해 회담 일정보다 미리 베트남을 찾는 김 위원장의 동선과 그 의미에 대해 짚어보면서 그가 북미회담 전 내부단속에 나선 정황을 전했다.



이성현 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회담 이틀 전인 25일에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할 것이란 보도에 대해 "회담 전 김 위원장이 베트남의 어느 곳을 시찰할지가 관건"이라면서 "베트남은 미국과 적대관계였다가 관계를 개선했고 아직 개도국이기 때문에 북한에게 좋은 경제개발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삼성전자 공장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삼성 베트남 공장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를 차지하며 현지 인력 16만 여 명을 고용하는 등 베트남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에 만약 김 위원장이 삼성 공장을 방문한다면, 삼성이 베트남에 가져다 준 것처럼 북한 경제의 빠른 발전을 원한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상회담 합의문 조율 협상에서 시간 끌기에 나선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1차 회담 이후 양국은 실무협상을 진행하는 등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에 현재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회담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그 후 실무협상에서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또한 미 국무부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할 경우, "예상을 뛰어넘는 상응 조치"를 하겠다며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미국이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 및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 개설, 국제금융기구 원조 허용과 종전선언 등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북한은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조치보다는 경제원조 형태의 실질적인 조치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센터자은 김 위원장이 지난 16일 생일을 맞아 금수산 태양궁전을 참배하는 조선중앙TV를 전하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순조롭게 상위 서열로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중회담, 북미회담, 남북회담 등 굵직한 행사에서의 활약상을 보았을 때 충분히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북한 내부 반대파의 도전을 받고 있는 김 위원장의 입장과 북한 내부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할 때도 내부적으로 반발이 있었다"면서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원한다면, 이러한 내부세력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 소회를 밝혔다.

미 당국자는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양측은 비핵화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에 대한 공유된 인식을 향해 작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내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이 지난 1차 싱가포르 회담에서 한반도의 비핵화에 합의했지만 비핵화의 개념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 우려해왔다.

아울러 "2차 북미정상회담의 형식은 지난해 6월 1차 싱가포르 회담과 유사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1박2일로 발표된 하노이 정상회담의 일정이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하루 일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대두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루, 이틀, 사흘이 될 수 있다"며 협상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결국 당일 회담으로 끝났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