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최대 6兆 새만금 태양광 사업…자금주선 경쟁 불 붙었다

입력 2019-02-20 17:27
자금조달·운용 맡기 위한 증권사·은행·운용사 '물밑 싸움'

하나금투, 별도투자팀 꾸려
KB證, 블라인드 펀드 조성
이지스프라이빗 등도 적극 나서


[ 김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2월 20일 오후 4시40분

전북 군산시 새만금 지구에 태양광 발전소를 짓기 위한 6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정부는 새만금을 신재생 발전소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자금 조달과 운용을 맡기 위한 금융회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20일 인프라금융업계에 따르면 새만금개발공사는 이르면 내달 초 ‘새만금 태양광선도사업’을 맡을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낼 예정이다.

새만금 3.96㎢ 규모 부지에 총 3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시범 사업이다. 늦어도 오는 6월 전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한전 발전 자회사들과 설계·조달·시공(EPC)을 맡을 건설사 간의 컨소시엄이 구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안에 착공해 2022년까지 준공하기로 했다. 금융사 자금 조달도 착공 전에 끝나야 한다. 인프라금융업계에선 1㎿의 태양광 발전용량당 넉넉잡아 2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이를 감안하면 약 6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이 같은 자금 조달을 맡기 위해 대형 은행과 증권사의 인프라금융 담당 부서들이 준비하고 있다.

추가 프로젝트는 더 클 전망이다. 1차 사업 입찰이 끝나면 상반기 중 1GW의 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하는 ‘민간투자 공개 입찰’이 예고돼 있다. 약 2조원의 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아직 구체적인 선정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특수목적회사(SPC)에 대한 지분 참여 정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지역 업체 기여도 등이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금융업계 관계자는 “1차 사업이 기존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비슷하다면 민간 투자사업인 2차는 은행, 증권사, 운용사들이 컨소시엄의 주도적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만금에 짓기로 계획된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의 용량은 총 2.8GW다. 발전소 조성에 5조6000억원, 송배전 설비를 설치하는 데 필요한 돈을 감안하면 총 6조원가량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다. 이 자금 조달을 얼마나 따내느냐가 증권사 PF 부서와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사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프로젝트를 잡기 위해 올 들어 태양광모듈 생산업체, 프로젝트 신용평가 경험이 있는 실무 인력을 모아 ‘신재생실물투자팀’을 꾸렸다. KB증권도 캐나다의 에너지개발 전문 운용사인 스프랏과 손잡고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7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의 투자를 받은 이지스프라이빗에쿼티도 전문블라인드펀드를 조성했다. 국민연금의 신재생인프라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신한대체투자운용은 계열사 자금을 합쳐 약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었다. 블라인드펀드는 프로젝트를 따내는 데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30년까지 국내 발전량의 20%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302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큰 장이 섰다”며 “다만 사업이 초기 추진력을 잃고 늦춰지거나 정치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