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뺑소니 사건'을 밝혀달라며 고발한 건을 과천경찰서에서 수사하게 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시민단체 자유연대 등이 손 대표이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사건을 과천경찰서로 이송했다고 19일 밝혔다.
접촉사고가 났던 지역이 경기도 과천시 한 교회 주차장이었던 점 때문이다.
앞서 18일 자유연대 등은 손 대표가 과천에서 교통사고를 내고도 차에서 내려 조처를 하지 않고 도망갔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차량 운전자에 대한 가중처벌 조항과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조항 위반으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연대는 "손석희 사건의 실체를 밝혀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폭행 등에 대한 형사처벌과 별도로 '세월호 참사 3주기 그날 밤 과천 공터의 진실규명'과 뺑소니 사건의 실체가 파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고발에 따른 수사를 통해 2017년 4월 16일 발생한 1차 뺑소니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동승 여성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어야 하고, 만약 동승 여성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 진술의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연대 측은 "손 대표는 충돌여부를 몰랐다고 하나 견인차량은 미등이 깨어지고 기사는 충격으로 인해 허리 부분에 통증이 있다고 주장함과 동시 여성이 손석희의 차량에서 내리는 것을 봤다고 손석희와 통화에서 진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가 운전한 법인차 제네시스 EQ900은 후방감시카메라와 경보시스템이 장착된 최고급 자동차이기에 사고 사실을 몰랐다는 손 대표의 해명에도 의혹이 커지고 있다.
자유연대는 "수사를 통해 견인차량 기사들에게 덧씌워진 협박 누명도 해명되어야 한다"면서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의 주차장 접촉사고는 프리랜서 기자 김 모 씨가 손 대표에게 폭행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달 10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손 대표가 연루된 교통사고 제보를 취재하던 중 손 대표가 기사화를 막고 나를 회유하려고 JTBC 기자직 채용을 제안했다. 제안을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라며 검찰에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이후 김씨는 이달 8일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혐의로 손 대표를 맞고소했다.
손 대표는 폭행·협박 등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6일 오전 7시40분께 경찰에 출석해 19시간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날 조사에서 손 대표는 "화장실에 가려고 과천 주차장에 갔다. 사고가 난 지 몰랐으며 동승자는 없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천 공터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던 유튜버 배승희 변호사는 손 대표의 진술을 접하고 "얼마 전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렉카차 운전자에게 '제가 소피가 마려워서 급히 떠나느라 사고가 난지 몰랐다'고 주장했었다"라면서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 주차장을 가기 전에는 스타벅X 커피숍도 있는데 정말 화장실이 급했다면 그곳에 갔어도 되지 않았을까"라고 주장했다.
한편 손 대표를 고소한 김씨의 경찰 조사도 임박했다.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알려온 김씨는 최근 기자들과의 단체 대화방에도 별다른 멘트 없이 경찰 출석을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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