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이달 '신라면 건면' '해피라면' 등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라면업계 1위 수성에 나섰다.
19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4분기 연결 매출은 5647억원, 영업이익은 2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전년 대비 3.6%, 83.9%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는 254억원 수준이었다.
나쁘지 않은 실적에도 2018년은 농심에게 굴욕적인 해였다. 경쟁사인 오뚜기가 선보인 확장 제품 '쇠고기미역국라면' 등이 크게 흥행하면서 농심의 시장 점유율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이 치솟으면서 기존 56~57% 수준이던 농심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최저 52%까지 떨어졌다. 당시 농심 주가는 21만원까지 내려갔다.
다행히 작년 3분기부터는 점유율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경쟁사의 신제품 효과가 둔화되면서다. 지난해 4분기 농심은 국내 점유율을 56~57%(매출 기준)까지 회복했다. 최근 주가의 반등도 이런 이유다.
올해는 신제품 출시로 시장을 확대시키면서 라면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게 농심의 목표다. 농심은 지난 9일 신라면 두번째 확장 브랜드 '신라면 건면'을 출시했다. 1986년 신라면 브랜드를 처음으로 선보인 후 2011년 2세대 신라면 블랙에 이어 8년 만에 나온 3세대 신라면이다. 튀기지 않아서 칼로리가 기존 신라면보다 30% 낮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저칼로리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저가라면인 '해피라면'을 선보인다. 해피라면은 신라면이 간판 라면으로 등극하기 전 농심의 주력 라면이었다. 1982년 출시했다가 1990년대 초 단종됐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은 뉴트로(new+retro·새로운 복고)의 일환으로 해피라면을 재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가격은 경쟁사 오뚜기의 진라면보다 50원 싼 700원으로 책정됐다.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저가제품군을 보강하겠다는 의도다. 오뚜기는 진라면 가격을 2008년 100원 인상한 후 11년째 동결 상태를 유지하며 저가라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은 750원으로 신라면(830원)보다 10% 저렴하다.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농심의 2019년 실적은 매출액 2조3540억원, 영업이익 11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보다 각각 5.6%와 27.1% 증가하는 수치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제품 중 일부만 대형 제품으로 성장하더라도 농심의 실적은 의미있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라면 실적은 주력 제품의 리뉴얼, 경쟁사의 신제품 효과 둔화, 비용 절감 등에 따라 개선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