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건강한 식습관

입력 2019-02-18 18:13
이순국 < 상명대 특임교수·체육학 박사 sh.subic@gmail.com >


우리가 어릴 적에는 영양 부족이 심각했지만 지금은 영양과잉으로 비만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 인스턴트 식품이나 육류 위주의 식생활이 지목된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식단에 따른 식습관에 잘못이 있다고 본다.

첫째, 우리의 식단은 대부분 쌀밥(또는 면류나 빵)과 탕류(국이나 찌개), 김치 나물 등 반찬류, 단백질류(생선, 고기)와 약간의 과일(후식)로 구성돼 있다. 자연히 쌀밥과 국, 김치부터 식사를 시작하게 된다. 그 결과로 탄수화물 증후군에 의한 비만과 당뇨병이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채소나 단백질 위주의 식생활이 많이 보급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2015년 기준으로 발표한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섭취 비율이 60 대 15 대 25 정도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영양 섭취 현황으로 짐작된다. 탄수화물 섭취가 가장 높아 탄수화물 의존형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미국인들의 영양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45~65%, 단백질 10~35%, 지방 25~35% 정도다. 탄수화물이 10% 이상 적은 대신 단백질과 지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다.

둘째, 국물류와 탕류로 인한 염분의 과잉 섭취다. 기호식품인 커피, 주스에 탕류와 국물류를 먹으니 자연히 생수 섭취가 줄어들어 염분 과잉 현상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체수분이 부족해지면 건강에 적신호가 온다. 자주 먹는 설렁탕, 곰탕에서 찌개, 우동, 라면 등 국물류 음식이 식탁의 태반을 차지해 맵고 짠 국물을 항상 섭취하니 몸에 좋을 수가 없는 것이다. 염분은 몸의 염분 농도를 높여 여러 질병의 원인을 제공한다.

이런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식사의 순서를 바꿔 보자. 필자는 과일과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 음식, 지방질 음식, 탄수화물 음식 순으로 섭취한다. 공복에 탄수화물을 섭취해 포만감을 느낄 때는 이미 과잉 섭취 상태가 된다. 따라서 과일과 채소를 먼저 섭취해 공복 현상을 해결한다.

다음으로 고기류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쌀밥 등 탄수화물류를 소량 먹는 것만으로 충분한 식사가 된다. 만약 반대의 순서로 먹으면 과일과 채소 섭취가 부족할 수 있다. 커피를 제외한 음료수는 가급적 마시지 않고, 국물류를 먹을 때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게 좋다. 생수를 항상 페트병에 지참하고 아침 식전과 오전, 오후에 운동과 함께 충분히 마신다. 이처럼 식습관부터 바꿔 나가는 노력을 통해 노년 건강에 더욱 유의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