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의 유가족을 만나 “공공기관 평가 때 생명과 안전이 제1의 평가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며 고인의 어머니인 김미숙 씨, 아버지인 김해기 씨, 이모인 김미란 씨 등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고인은 지난해 12월 11일 한국서부발전의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중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고인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와 유감의 뜻을 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유가족들의 거부로 만남이 불발됐다. 이후 고인의 장례를 치른 유가족 측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과 면담하겠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에게 “스물네살 꽃다운 나이의 김용균씨의 안타까운 사고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며 “모든 국민들이 마음 아파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며 “대책위와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당도 잘 이행되도록 끝까지 챙겨달라”고 참석한 청와대 참모들에게 당부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만난 고인의 어미니 김미숙씨는 “우리 용균이가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죽음을 당해 너무 억울하고 가슴에 큰 불덩이가 생겼다”며 “진상조사만큼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꼼꼼하게 챙겨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아버지 김해기씨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서 더 이상 동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며 “절대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은 오후 4시30분부터 5시15분까지 45분 동안 이뤄졌다. 이자리에는 박석운 시민대책위 공동대표와 이태의 공동집행위원장, 우원식,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