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파워' 세진 경희대 약진…국민대, 5계단 수직상승

입력 2019-02-17 17:27
수정 2019-02-18 10:30
한경, 2019 대학 최고위과정 평가

수도권 주요대학 5년 평가

서울대, 5년 연속 압도적 1위…연세대-KAIST, 번갈아 3~4위

올해 8위로 올라선 경희대, 52년간 동문 1만명 배출
국민대 해공지도자과정 인기…박삼구 회장·정두언 前 의원이 동문


[ 구은서 기자 ]
경희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AMP)은 52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뿌리는 196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희대 관계자는 “AMP라는 이름조차 생소하던 시절 기업경영자와 공공기관 임원 간 교류를 위해 개설한 과정에서 발전한 것”이라며 “국내 대학 최초의 AMP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배출된 동문은 1만 명이 넘는다. 경희대 AMP는 리더십 커리어를 위한 ‘첫 번째 발판’ 역할을 하고 있다. 수료생은 기업제휴 경영학석사(MBA) 과정 입학 때 입학금을 면제받고, 경영대학원 MBA 과정을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상위 5개 대학 ‘굳건’

최고위과정을 운영 중인 서울시내 주요 17개 대학에 대한 ‘한경 대학 최고위과정 5개년(2016~2019년) 평가’ 결과 첫해 10위였던 경희대는 올해 8위로 올랐다. 10위권 밖의 한 대학 최고위과정 담당자는 “최고위과정이 원우 모집에 실패해 폐지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최고위과정을 운영 중인 대학교 평가에서 순위가 10위권에 들었다는 것은 만족도가 높고 평판이 좋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는 “경희대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 영향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막연하긴 하지만 ‘대통령 후광 효과’도 작용하지 않았겠느냐”고 귀띔했다.

5위권은 5개 대학이 5년간 고스란히 지켰다. 서울대는 5년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고려대가 따랐다. 연세대와 KAIST는 3·4위 자리를 번갈아가며 차지했고, 성균관대는 5년간 5위를 지켰다.

서울대는 언론계열을 제외한 모든 계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상경계열, 법·행정계열, 인문·문화계열, 유통·패션계열, 이공계열 등이다. 올해 이공계열을 앞지르며 상승세를 보인 유통·패션계열에서는 서울대 생활과학대학원 패션산업최고경영자과정이 1위를 차지하며 패션계 전문성, 인적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꼽혔다.

그 밖에 서강대(6위) 한양대(7위) 중앙대(8위) 경희대(9위) 건국대·한국외국어대(10위) 순으로 10위권에 안착했다. 이들 대학은 5년간 엎치락뒤치락하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여왔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한 대학은 없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인사업무에 종사하거나 최고위과정 입학을 원하는 이들은 해당 대학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최고위과정 운영 대학에 대한 5년간의 평판 조사 결과는 의사 결정 때 매우 의미있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조사에서 각 인사팀에 파견 경험이 있는 대학을 물어본 결과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성균관대 한양대 순으로 조사됐다.


인기 과정이 대학 순위도 견인

5년간 대학 순위가 5계단 도약한 곳도 눈에 띈다. 국민대는 2015년 평가(20개 대학 대상)에서 19위였으나 올해(17개 대학) 14위로 상승했다.

국민대의 순위 상승에는 이 대학 행정대학원의 해공지도자과정이 ‘공신’으로 꼽힌다. 해공지도자과정은 국민대 설립자인 해공 신익희 선생의 정신을 배우는 최고위과정이다. 1946년 창학 당시 신익희 선생은 “대학의 학문 활동은 궁극적으로 국가와 민족을 구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직업군 및 업계에 한정되지 않고 ‘사회적 리더의 덕목’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강점이다. 동문 면면도 다양하다. 2006년 개설 이후 고(故) 김상현 전 국회의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정두언 전 국회의원, 장영달 우석대 총장, 배우 추상미 씨 등이 거쳐 갔다.

단국대는 4년 새 16위로 4계단, 홍익대는 13위로 순위가 3계단 올라섰다. 단국대의 순위 상승 배경으로 경영대학원 자산관리최고경영자과정이 꼽힌다. 이 과정은 투자, 증권, 부동산, 금융 등의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채권, 주식투자는 물론 미술품 P2P금융 가상화폐 등에 관한 투자전략과 시장 전망도 교육한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등이 강의한다. 교육과정의 30% 이상은 현장학습과 조별 토론, 실습교육 중심으로 운영한다. 단국대 석·박사과정 입학 시 장학금 혜택을 제공하고 단국대 부속병원 진료비도 감면해준다.

홍익대는 미술대학원 현대미술최고위과정의 인기가 높다. 동양화의 사상적 배경과 서양미술의 신화적 배경에서 추상미술 감상법까지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미술품 투자안목을 키우거나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기업 임원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겸 전 SK지주회사 사장,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 등이 이 과정 출신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