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빈국이던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30-50 클럽’에 가입하는 ‘기적’을 일군 과정을 소설로 엮은 신간이 나왔다.
고도성장의 욕망과 그늘을 보여준 소설 ‘거품시대’를 쓴 홍상화 작가는 신작 ‘30-50 클럽’에서 세계 정치·경제적 역학 관계를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한국의 대응방식을 제시했다.
30-50 클럽은 국민소득이 1인당 3만달러 이상이면서 인구 5000만명 이상인 국가를 의미한다. 작가는 우리나라가 작년 말 세계에서 7번째로 30-50 클럽에 가입하는 경이로운 사건을 소설의 전면에 띄우고 있다. 기존 6개국인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는 모두 식민지를 착취한 덕분에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한국은 피식민지로서 착취를 당하면서도 자본을 축적한 결과 어려운 관문을 뚫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이 기적같은 성공 요인이 무엇인지를 집요하게 파헤쳐가며 독자들을 소설 속으로 끌어들인다. 총 4부로 구성돼 있는 이 소설은 대화체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정치·경제 주제에 쉽고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한 문학적 장치다.
홍상화 작가는 1989년 장편 ‘피와 불’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 ‘불감시대’를 한국경제신문에 연재한 적도 있다. ‘사람의 멍에’‘섬 앞바다’‘디스토피아’ 등을 출간했다. 문예지 한국문학 주간과 인천대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