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선호 여전…급격한 하락 없을 것"

입력 2019-02-1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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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하면서 최고가 대비 2억~3억원가량 하락한 아파트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나 가격 상승폭이 컸던 우량 아파트들은 거래 둔화와 매매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상승분을 반납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24%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값은 여전히 15.57% 올랐고, 지역별로는 마포구(22.5%), 성북구(22.1%), 동대문구(21.4%), 서대문구(20.7%) 등 작년에 뒤늦게 오른 도심권 아파트값은 20%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가격 상승분을 반납하려면 10% 이상 더 떨어져야 한다.

과거에도 외환위기를 제외하면 서울 아파트값이 단기간 10% 이상 하락한 사례는 없다. 2000년대 후반인 2005~2009년 상승률이 평균 60.3%에 달했고 각종 부동산 규제정책이 쏟아진 뒤 2010~2013년 서울 아파트값이 장기 하락한 사례가 있었지만, 4년간 하락률은 12.51%로 가격 상승기의 20% 수준이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 상승한 2015년 이후 현재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53.7%로 2000년대 후반 가격 급등기와 비슷하다. 특히 강동구(66.6%), 강남구(63.7%), 서초구(62.3%), 송파구(61.2%) 등 강남권은 60% 이상 상승했고, 마포구(58.4%), 성동구(58.3%), 강서구(53.6%) 등 신흥 개발지역도 50% 이상 올랐다. 2010년 이전 아파트값을 고려한다면 실제 아파트값 상승 금액은 2000년대 후반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최근 아파트값 하락세는 매수자들의 기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아파트값은 얼마나 하락할까?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상승분인 10~15% 정도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수요적 측면에서 2015~2017년은 이전 2010~2013년에 거래 둔화와 가격 하락으로 매매 수요가 급감하면서 전세 가격이 급등했고, 저금리로 인해 집주인들이 전세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하면서 주거 부담이 커진 임차인들이 내 집 마련 대기 수요로 전환됐다. 여기에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저금리, 주택마련 대출 장려 분위기, 저가 매수를 통한 투자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아파트값이 급등했다. 그럼에도 2015~2017년 월간 매매 가격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0%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는 1분기 이후 거래량 감소와 부동산 규제정책 강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등 각종 악재가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연간 18% 이상 급등했기 때문에 가격 상승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 이 때문에 매수자들도 지난해 상승분이 반납되기 전까지는 아파트 구입을 꺼릴 수밖에 없고,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도 쉽지 않다.

소유자 역시 아파트값이 하락하더라도 쉽게 처분하긴 어렵다. 매도 시 양도세 폭탄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서울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부동산 외적인 요인이 없다면 아파트값 급락은 어렵다. 따라서 당분간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2010~2013년처럼 장기간에 걸쳐 아파트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상승분을 반납한 뒤 더 하락할지, 반등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혜현 < 알투코리아투자자문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