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땐 12만원, 결제할 땐 30만원"…못 믿을 미용실 온라인 예약서비스

입력 2019-02-12 18:04
"어머! 머릿결 많이 상했네요"
이런저런 핑계 '꼼수' 비용 추가
가격총액 고시제도 '유명무실'


[ 이수빈 기자 ] 직장인 권모씨(30)는 지난 10일 네이버 예약을 통해 미용실을 방문했다가 기분이 상했다. 권씨는 네이버에 올라온 미용실 가격표에 따라 볼륨매직 파마와 기장추가 등 총 12만원어치 상품을 선택한 뒤 서비스를 예약했다. 하지만 막상 미용실에 가보니 예약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미용사가 머릿결이 안 좋아 일반 파마를 할 수 없다며 영양 서비스를 추가하고, 고가 파마를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권씨가 “예약할 때는 이런 설명을 왜 안 해줬냐”며 항의하자 미용사는 “이런 머리 상태로 파마를 받으면 결과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권씨는 미용사가 권하는 대로 서비스를 받은 뒤 30만원을 지급했다.

미용실들이 포털사이트에는 가격이 낮은 것처럼 안내를 올려놓고, 일단 방문하면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행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작년 접수한 미용실 가격 관련 소비자 불만 상담은 178건으로, 2016년(133건)에 비해 33%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파마와 염색 등 세 가지 이상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서비스 총액을 이용자에게 미리 알려줘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그러나 일부 미용실에서는 처음 고지한 가격에 이런저런 비용을 추가하는 ‘꼼수’를 부리거나 “고가 서비스를 받지 않으면 머리를 망쳐도 책임질 수 없다”는 등의 식으로 규제를 피해 가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29)도 네이버 예약을 통해 염색 서비스를 잡은 뒤 미용실에 갔다가 “기장추가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씨는 “단발인데도 머리 끝이 어깨에 닿는다는 이유로 기장추가를 요구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미용사들은 일률적으로 가격을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한 미용사는 “네이버에 올려놓은 것은 최저가격일 뿐 개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맞춤형 서비스라도 미용실은 가격 총액을 미리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예약 단계부터 가격이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