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주지훈, 배두나 연기력에 좌절한 이유 (인터뷰)

입력 2019-02-12 16:06
수정 2019-02-12 16:26


배우 주지훈이 연기력 논란에 휘말린 배두나에 대한 존경심을 표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주지훈은 '킹덤' 속 배두나의 연기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람의 호불호는 각자의 것"이라며 "저는 너무 좋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킹덤'에서 주지훈과 함께 연기한 배두나는 데뷔 20주년만에 첫 사극에 도전했지만 어색한 톤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배두나는 앞서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연기는 개인의 취향이고 제 연기는 항상 호불호가 갈렸다"라며 "이런 반응이 있을 줄 알았지만 스스로 자랑스럽다. 내가 잘 하는 것만 할 수도 있지만 못하는 것도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주지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배두나의 연기를 보고 3일간 고민에 빠졌다고 털어놨다. "저는 '킹덤'까지 사극이 네 편째다. '꽤 자신있어'라고 하는 장르다. 하지만 배두나를 연기를 딱 보자마자 '자만했구나', '내가 안주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배두나가 그런 톤앤매너를 해주지 않았다면 불호는 줄었을 수 있으나 극의 긴장감은 떨어질 수 잇었을거다. 누구나 다 아는 사극톤이면 이렇게 안나왔다. 배두나 본인이 자초해서 그런 모든 것들을 짊어지고 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주지훈은 "역할이 왕세자였기 때문에 엄청나게 고민했다. 어떻게든 배두나처럼 바꿔보려고 했는데 좌절했다. '왜 난 저렇게 배리에이션(variation, 변주)을 못할까?'라는 생각만 들었다"고 말했다.

주지훈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킹덤'은 여러 번의 전란을 거친 후 피폐해진 조선을 배경으로,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고 위기에 몰린 왕세자가 궁에서 가장 먼 곳, 조선의 끝으로 향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역모죄의 누명을 벗고 왕의 병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다다른 곳에서 ‘이창’(주지훈)은 역병으로 인해 괴물로 변해버린 백성들의 충격적인 모습을 목도하고 ‘굶주림’의 실체를 마주한다.

주지훈은 '킹덤'에서 조선의 왕권마저 쥐고 흔드는 조학주의 권력 앞에서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 역을 맡아 열열했다. 나약하지만 강하게 변모해가는 왕세자의 다채로운 얼굴을 담아내며 공감을 이끌었다.

지난해 '신과함께' 시리즈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오른 주지훈은 이후에도 영화 '공작', '암수살인'을 통해 배우 스펙스럼을 넓혀갔다. 스크린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킹덤', 지난 11일 첫 방송을 마친 MBC 월화드라마 '아이템'까지 마치 소 처럼 열일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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