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화웨이 포비아
군대인가, 기업인가 '늑대문화'
자아비판 능력도 승진 평가
신입사원 2주간 군대식 교육
[ 노경목 기자 ]
화웨이의 기업문화는 중국에서 ‘늑대문화’로 불린다. 무리를 지어 사냥하는 늑대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목표를 빠르게 성취해내는 특징을 비유한 말이다.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은 “단결이 곧 역량”이라며 조직 내의 협동심과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19세에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해 14년간 근무(공병대 장교)한 런정페이 회장의 개인 경험이 깔려 있다. 최근 미국 등에서 화웨이의 통신장비 보안 관련 논란이 이는 것도 이런 출신 배경이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중국 정부 및 군이 화웨이 장비를 통해 외국 정부 또는 기업의 정보를 빼갈 것이라는 의혹이다.
군복무 시절 마오쩌둥 사상에 심취했던 그는 “단결과 자아비판을 통해 인민의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마오쩌둥의 ‘군중노선’을 강조한다. 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기업 내 자아비판 문화다. 런정페이 회장 이하 화웨이 직원들은 회사 설립 이후 자신의 업무태도와 고객 응대, 새로운 기술 학습 등 여러 분야를 놓고 정기적으로 자아비판을 한다. 화웨이에서 자아비판 능력은 승진과 간부 임용의 중요 평가조건이다. 신입사원은 3만 자 분량의 자아비판 매뉴얼을 읽어야 한다.
런정페이 회장은 “자아비판이 없었으면 화웨이의 오늘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신입사원이면 꼭 거쳐야 하는 군대식 교육(군훈)도 화웨이 특유의 문화다. 신입사원은 선전의 화웨이 본사로 집결해 2주간 합숙훈련을 받는다. 2주간 교육 후 치러지는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현업 배치도 미뤄진다.
선전=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