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비판, 군대식 교육…화웨이의 '늑대문화'

입력 2019-02-11 11:49
수정 2019-02-12 14:07
성장에 필수요소라는 집단주의 문화
회장부터 자아비판하고, 신입사원은 군대식 교육(군훈)하고



화웨이의 기업문화는 중국에서 ‘늑대문화’로 불린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목표를 빠르게 성취해내는 특징 때문이다.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은 “단결이 곧 역량”이라며 조직 내의 협동심과 상호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자아비판 문화다. 런정페이 회장 이하 화웨이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태도와 고객에 대한 응대, 새로운 기술 학습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정기적으로 자아비판을 한다. “자아비판을 통해 직원 개인의 능력을 끌어 올리고 조직의 활력을 높일 수 있다”는 런정페이 회장의 지론에 따라 창업 이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1996년에는 민주 생활회라는 전사적인 자아비판 대회가 정례화 됐다. 2006년에는 런정페이 자신이 고문으로 참여한 직원 자아비판위원회가 설립돼 자아비판을 더욱 체계화하고 강화했다. 2008년 화웨이 6대 핵심 가치관을 정하며 자아비판을 넣기도 했다. 화웨이에서 자아비판 능력은 승진과 간부 임용의 중요 평가 조건이다. 신입사원은 3만자 분량의 자아비판 매뉴얼을 읽어야 한다.

런정페이 회장은 앞서서 철저하게 자아비판을 한 뒤 관련 내용을 사보 등을 통해 공유한다. 그는 “자아비판이 없었으면 화웨이의 오늘도 없었을 것”이라며 “자아비판을 통해 자신을 낮추며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고, 부단한 자기 개선의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입사원이면 꼭 거쳐야 하는 군대식 교육도 화웨이 특유의 문화다. 화웨이 입사가 결정된 신입사원은 선전의 화웨이 본사로 집결해 2주간 훈련을 받는다. 해당 기간 동안 합숙 생활을 하며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해 구보와 체조를 한다. 첫째주에는 화웨이의 기업문화를 교육 받고, 둘째주에는 본인의 직무와 관련된 기본 숙지사항을 공부한다. 2주간의 교육 후 치러지는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현업 배치도 미뤄진다.

선전=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