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혹시 나도 류머티즘 관절염?

입력 2019-02-10 17:24
장동민 <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 >


예전에 한 제약사의 TV 광고에서 광고상품인 진통제가 “류머티즘 관절염에 좋다”고 선전한 적이 있다. 그 덕에 류머티즘 관절염이란 병명이 널리 알려졌던 것 같다. 실제로 무릎이나 기타 관절이 불편해 진료실을 찾은 환자들이 너도나도 “류머티즘 관절염에 걸린 것 같다”고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류머티즘 관절염은 그렇게 쉽게 만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우리 주변 사람들이 앓는 관절염은 대부분 ‘퇴행성 관절염’이다. 말 그대로 너무 많이 사용해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뼈 자체도 많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연세가 있는 분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요새 많아진 관절염으로는 ‘통풍성 관절염’이 있다. 콩팥 기능이 떨어져 몸속에 요산이 축적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엄지발가락 주위에 많이 나타난다. 흔히 ‘황제의 질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비만 환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에 비해 류머티즘 관절염을 진짜로 앓고 있는 환자는 드문 편이다. 이 병은 거의 불치병으로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자가면역 질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령에 상관없이 나타나며 젊은 층에게도 많이 발병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흔히 몸의 여러 관절에서 통증이 일어나면서 붓고 뻣뻣해지는 증상이 생긴다. 통증이나 관절 변형이 대칭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왼쪽 둘째 손가락에 이상이 생기면 오른쪽 둘째 손가락에도 같은 증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몸을 쉽게 움직일 수 없고 목을 비롯한 온몸이 뻣뻣해지는 것도 류머티즘 관절염의 특징 중 하나다.

질환이 많이 진행됐을 때는 강력한 항염 작용을 지닌 스테로이드제제를 투약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제를 장기간 투약하면 내성이 생길 뿐만 아니라 과다 투여로 인한 ‘쿠싱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와 같은 약물 투약을 줄이기 위해 한의원을 찾는 이도 많다.

한의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 같은 약물과 한약을 병행 처방해 치료한다. 이후 차츰 스테로이드를 줄여나가고 나중에는 한약도 줄인다. 물론 고통을 참으면서 억지로 조정하는 것은 아니다. 통증과 부종, 뻣뻣함 등의 증상과 더불어 염증 수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한 뒤 자연스레 약을 줄여나간다.